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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 '2013 다승왕 버전'은 신기루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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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든, '2013 다승왕 버전'은 신기루였나

입력
2015.08.0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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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것일까.

SK가 후반기 도약을 위해 트래비스 밴와트(29)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크리스 세든(32)이 영 힘을 못 쓴다. 지난달 15일 마산 NC전에서 2013년 10월2일 등판 이후 651일 만의 국내 복귀전을 치렀지만 3⅓이닝 6피안타(1홈런) 5실점으로 호된 신고식을 했다.

두 번째 등판이던 지난달 21일 인천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로 희망을 밝히는가 싶었는데 이후 2경기에서 내리 무너졌다. 7월26일 목동 넥센전 당시에는 홈런 3방을 포함한 4이닝 7실점, 지난 1일 인천 LG전 때는 3이닝 4피안타(2홈런) 4실점으로 조기 강판했다.

2013년 다승왕을 차지했던 세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세든은 2년 전 30경기에 나가 14승6패 평균자책점 2.98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승리는 삼성 배영수(현 한화)와 함께 가장 많았고, 탈삼진은 160개로 부문 2위에 올랐다. 평균자책점은 3위. 공은 시속 140㎞대 초반으로 빠르지 않았지만 정교한 제구와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일품이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세든은 맞아 나간다. SK 외야수 조동화는 "수비할 때 나도 모르게 뒤로 가게 되더라"고 말했다. 4경기 동안 세든의 피안타율은 0.348, 피장타율은 0.697로 2013시즌(피안타율 0.247, 피장타율 0.355)보다 훨씬 더 높다.

SK는 세든을 영입할 때 2013시즌의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비록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구위 저하로 부진해 방출 당하고, 올해 한국 무대보다 낮은 수준의 대만프로야구 라미고에서 뛰고 있었지만 예전 구위를 찾았다는 판단 하에 재영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든은 '2013 다승왕 버전'도 아니고 '2014 승리 요정' 밴와트의 모습도 아니다.

김용희 SK 감독은 최근 세든의 부진 이유에 대해 "공 스피드는 2년 전과 차이가 없다. 원래 힘으로 승부하는 투수가 아니고 제구력과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우는 투수다. 그런데 체인지업은 처음부터 낮게 날아오니 타자들이 속지 않는다. 스트라이크로 들어오더라도 높은 쪽에 형성돼 장타를 맞는다"고 진단했다.

김 감독은 일단 세든에게 기회를 계속 주기로 했다. 그는 "세든이 빠지면 던질 선발이 없다"면서 "부활하기 위해서는 첫째가 체인지업, 둘째가 제구력이 살아야 한다. 본인 스스로 노력해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SK 세든.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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