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자동차 업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스크린에서 맞붙었다. 두 업체가 각각 제작을 지원한 ‘쥬라기 월드’와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이 흥행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이들 업체가 지원한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것은 처음이다.
전작보다 똑똑하고 난폭해진 공룡에게 끝없이 쫓기는 영화 ‘쥬라기 월드’.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인 이 작품은 메르세데스-벤츠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향연이다.
초대형 공룡 테마파크 ‘쥬라기 월드’의 경영 책임자 클레어(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가 평소 타고 다니는 차는 영화 개봉 후 공식 출시한 메르세데스-벤츠 ‘GLE 쿠페’다. 클레어와 공룡 조련사 오웬(크리스 프랫)은 ‘G63 AMG 6X6’를 타고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한다. 무게가 3톤에 달하는 이 차는 6개의 바퀴가 각각 구동하면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불과 6초밖에 걸리지 않는 괴물이다.
이에 질 세라 BMW도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한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 네이션’인데, BMW 차량이 영화 내내 쉴 새 없이 출현한다. 주인공인 첩보원 이단 헌트(톰 크루즈)는 스포츠카인 BMW M3를 몰고 모로코의 도로에서 타이어 타는 냄새가 날 정도의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을 벌인다.
BMW의 스포츠 모터사이클 S1000RR은 이 영화 포스터에 등장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영화에는 고성능 세단 7시리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X5 40e, 6시리즈 컨버터블 등이 등장한다.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BMW 코리아는 톰 크루즈와 ‘미션 임파서블’ 출연진들이 방한했던 지난달 30일 7시리즈를 공식 의전 차량으로 지원했다. 이 회사는 각 언론사의 자동차 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영화 시사회를 열기도 했다.
흥행 스코어는 일단 6월11일 먼저 개봉한 ‘쥬라기 공원’이 앞서고 있다. 미국 영화흥행정보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닷컴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쥬라기 공원’은 지난달 26일까지 누적 수입 6억2,38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어벤져스’(2012년ㆍ6억2,335만 달러)를 제치고 역대 북미 흥행 3위에 올랐다.
‘미션 임파서블’의 흥행도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작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이어 4년 만에 관객을 만나는 신작인데다 관람 연령대가 ‘쥬라기 공원’보다 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영화 제작 지원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지만 흥행에만 성공하면 광고 효과가 엄청나다”면서 “흥행 여부가 본사뿐만 아니라 각 지역 판매사들에게도 큰 관심”이라고 말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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