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정치인들 만나 방미 마무리,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필요성 역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사실상 대권 행보 차원에서 나섰던 미국 방문 일정을 1일(현지시간)로 모두 마쳤다. 지난해 중국 방문에 이은 G2 강대국과의 외교정치를 통해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지만 한미동맹을 무리하게 강조하다가 ‘저자세 외교’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LA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프리카를 방문하고 이란 핵 협상 문제도 있어서 만나려고 했던 인사들을 다 못 만난 것이 아쉽지만 (방미 성과에)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전 참전용사 등에게 우리 식으로 큰절을 한 것을 놓고 ‘과공비례(過恭非禮·지나친 공손함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비판이 인데 대해서는 “야당이 비판하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현지 한인 정치인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미국 다수 지역에서 시행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 정치는 공천 영향력을 가진 당의 권력자에게 잘 보이려고 줄을 서기 때문에 계파정치, 분열의 정치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만악의 근원인 공천 문제가 해결되면, 정치권이 안고 있는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90%는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제도 개혁 논란 와중의 방미였기 때문에 오픈 프라이머리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선언적 강조에 그치고 말았다.
김 대표는 26일부터 워싱턴DC를 시작으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차례로 방문해 정·관계, 학계, 교민 등 현지 조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외교정치를 펼쳤다. 하지만 존 케리 국무장관, 조 바이든 부통령 등 핵심 인사들과의 회동이 불발되면서 외교적 성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도리어 참전용사들 앞에서 우리 식으로 큰 절을 올리고 “중국보다는 역시 미국”이라는 발언으로 외교적 논란만 부추겼다.
김 대표는 2일 LA현지에서 열리는 미주지역 중동고 총동문회에 참석한 뒤 4일(한국시간)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로스엔젤레스=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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