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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파도'에 올라탄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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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파도'에 올라탄 호랑이

입력
2015.08.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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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순위 다툼 SK·한화에 5연승…6위 올라서며 '5강 희망' 재점화

특별한 전력 상승 요인 없는데도 타선 살아나며 팀 분위기 급상승

김기태(46)
김기태(46)

김기태(46) KIA 감독은 지난달 15일 광주 LG와 3연전을 앞두고 “올라갈 찬스가 두 번 정도 있었는데 모두 살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기(氣)’로 흐름을 탈 수 있는 게 야구”라며 “둘 중에 한 번이라도 (기회를) 잡았더라면….”이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당시 5연패 중이던 KIA는 37승44패, 7위로 5위 한화(44승38패)와 승차가 6.5경기 차로 벌어진 시점이었다. 성적을 포기하는 감독은 당연히 없지만 김 감독은 “이게 실력 아니겠느냐”며 사실상 ‘역부족’임을 실감했다. 개막 6연승을 시작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고 꾸준히 5할 승률 버티기에 성공했던 KIA였기에 팬들은 “지금까지도 충분히 잘 했다”며 오히려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불과 2주 만에 KIA는 반전에 성공했다. 올스타 휴식기를 거쳐 후반기 11경기에서 8승3패, 최근 5연승의 상승세로 5강 싸움에 다시 뛰어들었다. 특히 5강 후보인 SK, 한화를 상대로 거둔 5연승이었기에 순위 판도를 단번에 흔들어 놓았다. 1일 현재 6위로 한 계단 올라서면서 46승47패로 5할 승률에 다시 접근했다. 한화와 승차는 불과 1.5경기다.

특별히 전력적으로 상승 요인은 없다. 오히려 투수 김진우가 수술로 이탈한 가운데 여전히 힘겹게 선수단을 운용하고 있다. 가장 큰 원동력은 타선의 집중력이다. 이범호가 7월에만 홈런 9개를 몰아치며 중심타자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이홍구와 백용환이 번갈아 마스크를 쓰고 있는 포수 자리의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홍구와 백용환은 7월에만 10개의 홈런을 합작했는데 이는 7월 홈런 1위 박병호(넥센)와 같은 수치다. 여기에 김 감독이 말했던 ‘이기는 기운’이 선수들의 경기력을 더욱 향상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중 SK와 홈 3연전을 끝내기 승리 두 번을 포함해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하더니, 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마무리 윤석민을 7회부터 투입하는 승부수로 9-8, 한 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초 침묵을 지키던 타선이 터지기 시작한 건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최근 KIA의 팀 분위기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세 번째 맞은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한 선수들의 집중력과 사기도 남다르다. 이런 가운데 김 감독은 개막 6연승 때처럼 수염을 텁수룩하게 기른 채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연일 칭찬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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