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구제금융 협상 과정에서 국가 부도를 우려한 그리스 국민 대다수가 만일의 사태와 생계유지를 위해 현금, 보석 등 각종 자산과 귀중품을 집 ‘장롱’ 속에 꼭꼭 숨겨두면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그리스 정부가 발표한 각종 범죄 관련 통계를 보면 ‘그리스 사태’를 즈음해 각종 심각한 강력 범죄는 줄었다. 하지만, 그리스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올해 상반기 좀도둑, 날치기, 빈집털이 등 각종 도둑질은 많이 늘어났다. 일반주택이나 상점은 물론 해변, 주차장 등 길거리에서의 도둑질까지 증가했다.
그리스 정부는 은행, 쇼핑센터 등 도둑이 기승을 부릴만한 곳에 경찰 배치 인력을 늘리는 등 치안 유지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현금 날치기 등을 우려해 은행 현금인출기 주변에는 경찰인력을 2∼3명씩 배치했다.
하지만 대상은 일반주택이나 상점으로 집중됐다. 그리스 사태 이후 각 가정과 상점에서 자물쇠, 쇠줄, 경보기 등 보안장치 설치를 강화했는데도 속수무책이다.
올해 아테네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 침입 절도’(빈집털이)는 6,60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319건보다 6% 이상 늘어난 규모다. 각종 강도는 지난해보다 올해 들어 무려 13.6%나 불어났다. 이 가운데 주택 강도는 6.4% 증가했다.
특히 상점털이는 올해 2,575건이나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131건보다 무려 20.8%나 늘어난 것이다. 좀도둑질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변이나 주차장에서 발생한 각종 좀도둑 사건은 지난해 1,732건에서 올해 들어 2,392건에 달해 38%나 치솟았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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