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제조기’인, 케이블음악채널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심사 번복’이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시끄럽게 했다.
지난 31일 방송된 ‘쇼미더머니4’는 가수 버벌진트-산이 팀의 심사 결과 번복을 보여줬다. 버벌진트와 산이가 경쟁에 참여한 블랙넛을 탈락자로 지목하면서 방송은 논란을 예고했다. 당초 노래를 부르는 동안 가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한해가 탈락자로 예상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의외로 여겨졌다. 무대공포증을 넘어서지 못하는 블랙넛의 한계가 탈락의 이유로 제시됐다.
하지만 심사 결과는 곧 뒤바뀌었다. 버벌진트와 산이는 다음 대결을 준비 중이던 한해를 불러 블랙넛 대신 한해를 탈락자로 지목했다. 반전이라면 반전. 결과 번복이 화제를 만들어내고 프로그램에 흥미를 돋울 수도 있으나 오디션 프로그램은 엄정한 심사와 그에 따른 결과를 핵심으로 삼는다. 시청자들의 반발이 따를 수 밖에.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조작 방송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프로듀서(버벌진트와 산이)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버벌진트와 산이도 이날 오후 각자의 SNS에 심사 결과 번복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대중에게 사과했다. 이들은 “(31일)방영분은 전혀 제작진의 연출의도에 의해 수정되지 않은 100%% 실제상황이었다”며 조작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블랙넛을 탈락자로 지목했다가 결과를 번복한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지키고자 했던 일관성에 어긋나는 것”이었다며 “심사 결과를 번복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에 대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결과 번복은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제작진과 두 가수의 발 빠른 해명과 사과로 그나마 논란은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쇼미더머니4’에 대한 대중의 불만은 강한 분위기다. 특히 판정 번복에 따라 경쟁자로 참여한 가수 지망생들이 입을 상처에 대한 우려가 SNS와 기사 댓글들에 담겼다. “버벌진트와 산이는 시청자보다 한해에게 진정한 사과”를 하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아무리 TV프로그램은 화제를 바탕으로 시청률을 높인다 하나 ‘쇼미더머니’의 최근 지나친 ‘화제’ 생산은 유감이다. 프로그램 명칭에서 ‘머니’ 대신 ‘노이즈’(잡음)가 더 어울리는 상황 아닐까.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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