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과정에서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던 권은희(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자유청년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지난해 7월 “김 전 청장이 형사처벌을 받도록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며 권 의원을 모해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이날 오전 9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선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고, 당시 김 전 청장 등 윗선의 수사 축소ㆍ은폐 압력이 있었다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그는 “사건을 수사해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한) 이 만큼의 사실이라도 알려드릴 수 있게 돼 (당시) 수사과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사건 기록 속에 있는 객관적 진실들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2013년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청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그가 수사 당시 국정원 직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 보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올 1월 권 의원의 증언이 다른 증인의 진술과 배치돼 믿을 수 없다며 김 전 청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보수 단체들은 이를 근거로 권 의원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이날 밤 늦은 시간까지 권 의원이 법정 증언에 앞서 관련 내용에 대해 허위라고 인식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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