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있는 새마을금고를 털다가 붙잡힌 50대 남성이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때 중학교 교사 생활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최모(53)씨는 1981년 서울대 사범대에 입학해 88년 2월 졸업 후 2년2개월 동안 서울 강북구의 한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최씨는 26일 경찰에 검거됐을 당시에는 최종 학력을 서울 소재 한 고교로 진술했다.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도 그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함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경찰 조사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자세히 말할 기회가 있었지만 차마 부끄러워 최종 학력을 사실대로 말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가 갑자기 교사 생활을 그만둔 것은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자동차 부품 회사를 차려 운영하던 그는 외환위기 직후였던 99년 부도를 냈고, 이 때부터 퀵서비스 기사로 일했다. 사업에 실패한 뒤 부인과도 이혼했다. 아들 셋 중 한 명은 전 부인과 함께 살고 있지만 나머지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잠원동 새마을금고에 들어가 장난감 권총으로 직원과 손님을 위협, 2,4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평소 최씨가 카지노와 경마장을 월 2,3회 출입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생활고보다는 도박벽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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