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ㆍ4 지방선거 당일 지상파 3사(KBSㆍMBCㆍSBS)의 예측조사 결과를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로 손석희 JTBC 사장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상파 3사의 지방선거 예측조사 결과를 미리 확보해 사용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손 사장 등 JTBC 관계자 6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9일 밝혔다. 예측조사 결과를 타인에게 건넨 다른 언론사 기자 2명과 조사용역기관 및 모 기업 관계자 등 4명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상파 3사 예측조사 결과는 선거 당일 오후 5시20분쯤 조사기관에서 지상파 3사로 전달된 뒤 확인되지 않은 경로를 거쳐 한 언론사 기자 김모(38)씨에게 흘러 들어갔다. 이후 김씨와 같은 언론사 동료인 김모(30ㆍ여)씨가 조사결과를 전달 받아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올린 내용을 JTBC 기자가 입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시스템에 출구조사 결과를 미리 입력해둔 JTBC는 MBC가 예측조사 결과 발표를 시작한 지 3,4초 만에 같은 내용을 방송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손 사장이 선거방송 담당자로부터 예측조사 결과에 대한 사전 입수를 전제로 방송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해당 자료의 사용과 관련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JTBC 보도는 17개 시도 1,2위 예상후보의 예상득표율 34개 가운데 29개를 지상파가 이미 방송한 시점”이라며 “지상파의 출구조사임을 분명히 밝혀 인용보도했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보도 시점이 아닌 JTBC가 내부 시스템에 조사결과를 입력한 시점에서 이미 범죄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판례상 문제가 되는 파일을 클릭한 것만으로도 기소 의견이 나왔던 점에 비춰 JTBC가 이를 인지하고도 내부 시스템에 입력한 것은 영업비밀을 침해한 행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상파 3사는 지난해 8월 자신들이 24억원을 들여 실시한 선거 예측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했다며 JTBC를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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