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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봄이] 레이싱 중계 용어? 어렵지 않아요~

입력
2015.07.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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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잡아 2루로, 다시 1루로~ 아웃! 병살입니다”

프로야구 중계를 막 보기 시작했던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평소 프로야구를 즐겨 시청하시는 아버지를 따라 저도 많은 경기를 함께 지켜봤는데요. 재미있긴 했지만 때로는 ‘재미있는 척’했던 순간도 적지 있었습니다. 바로 야구 용어를 몰랐기 때문이죠. 일일이 여쭤보기가 창피했거든요. 하지만 야구 용어를 알게 된 지금은 ‘재미있는 척’ 없이 즐겁게 야구를 시청하는 광팬이 됐습니다.

이처럼 용어를 알면 그 스포츠가 주는 재미를 훨씬 더 만끽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독자 여러분이 레이싱 경기를 재미있게 관전할 수 있도록 레이싱 중계 용어를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카레이싱은 몇가지 규칙만 알면 쉽게 즐길 수 있는 경기다. 게티이미지뱅크.
카레이싱은 몇가지 규칙만 알면 쉽게 즐길 수 있는 경기다. 게티이미지뱅크.

● 도로에 따라 다른 경기명

과거엔 포뮬러 원(F1)이나 나스카(Nasca) 자동차경주대회 등 유명한 경기의 경우 영어 해설이 담긴 방송이 많았지만 요즘은 인터넷 방송 이나 케이블채널을 통해 국내 레이싱 경기 생중계도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어로 해설해도 생소한 용어가 너무 많다는 사실. 저의 지인들조차도 “레이싱 중계를 보다 보면 똑같은 차들이 똑같은 길을 뱅글뱅글 돌고 있는데 용어도 생소해서 재미가 없다”고 말해 살짝 상처를 받기도 했죠.

가장 먼저 설명드릴 부분은 레이싱 경기의 종류입니다. 일반 아스팔트 경기장에서 하는 경기, 더 쉽게 설명하자면 MBC ‘무한도전’멤버들이 출전했던 경기는 ‘서킷 스프린트 경기’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아스팔트가 아닌 흙길에서 펼치는 경기는 ‘오프로드 경기’라고 하고, 서킷이 아닌 일반 도로에서 일정 구간을 정해놓고 달리는 경기는 ‘랠리’라고 부릅니다. 참 쉽죠?

중계 초반 경기장의 차량들이 줄을 지어 자기 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텐데요.이는 ‘그리드 정렬’이라고 부릅니다. 예선전에서 일정 구간을 얼마나 빠르게 통과하느냐에 따라 자리가 정해집니다.

그렇게 그리드 정렬을 한 후엔 모든 차들이 줄을 지어 앞차를 추월하지 않고 한 바퀴를

돕니다. 그 이유는 타이어의 열을 올리고, 차량에 큰 문제가 없는지 마지막으로 체크하기 위함인데요. 레이싱 용어로는 ‘포메이션 랩(formation lap)’ 이라고 부릅니다.

● ‘스타트’에도 두 종류가 있다

스타트는 ‘롤링 스타트’와 ‘스탠딩 스타트’로 나뉩니다. 롤링 스타트는 앞서 설명한 포메이션 랩을 돌아 멈추지 않고 스타트 라인을 바로 지나쳐 출발하는 방식이고, 스탠딩 스타트는 포메이션 랩을 돈 뒤 다시 자기 자리에 돌아와 그리드 정렬을 한 뒤 스타트 신호를 받아 출발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스타트를 하면 모든 차들은 본격적인 레이스를 펼치게 되는데요. 처음 스타트 때의 자리싸움은 상당히 치열합니다. 스타트 직후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차량들도 레이싱 초반 유리한 자리를 점하기 위해 ‘몸싸움’을 하게 됩니다. 차량과 차량이 동일선상에 있을 경우 내 차 바로 옆에 차가 보이는 상황을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라고 부르고, 몸싸움 중 내 차와 앞 차가 부딪히는 상황은 ‘푸싱(Pushing)’이라고 부르죠.

이렇게 한두 랩 몸싸움을 하고 나면 어느 정도 순위 정렬이 이뤄지는데요, 레이싱 중계를 보는 시청자 분들이 본격적으로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사실 달리는 차량의 레이서들은 그 안에서 차량은 물론 본인의 한계까지 느껴가며 달리는 시간이지만 차량들이 똑같이 줄지어 같은 코스로 도는 모습은 상당히 단조로워 보이기도 하죠.

'롤링 스타트'의 경우.
'롤링 스타트'의 경우.

● 왜 줄지어 달리기만 하나

서킷도 폭도 넉넉하니 여차하면 쌩~ 추월해 버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레이서들은 같은 길로 줄지어 다닐까요? 바로 그 길이 레코드 라인(Record Line)이기 때문입니다. 이 레코드 라인은 서킷을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차량마다 드라이버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이 레코드 라인을 유지했을 때 기록도 좋고, 차량의 한계치를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레코드 라인을 정하는 내용으로는 ‘아웃-인-아웃(Out-In-Out)’ 이 기본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코너링엔 한계 속도가 정해져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아웃-인-아웃을 그리며

드라이버들만의 레코드 라인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겁니다.

자전거 운전을 예로 들어 쉽게 비유를 하자면, 자전거가 좌회전 할 때 골목길에 바짝 붙어서 돌게 되면 속도를 완전히 줄여야만 넘어지지 않게 되는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 반칙에 대한 처벌은 이렇게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레이싱에도 반칙을 했을 때 페널티가 주어집니다. 여기서 퀴즈. 페널티 상황은 어떤 깃발을 통해 알 수 있을까요? 정답은 지난 칼럼(▶ '레이싱 자격증' 따는 법)을 참고하시면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반칙 행위를 했을 때는 ‘피트스루(Pit thru)’또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로 불리는 페널티를 받게 됩니다. 페널티를 받은 차는 정상주행을 하지 못하고 피트로드로 들어와 60km의 속도로 일정 구간을 통과해 다시 레이스에 합류해야 합니다.

패널티를 받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빈번히 일어나게 되는 경우는 정상적인 서킷을 벗어나서 코스를 넓게 사용해서 주행하는 경우(코스를 넓게 사용하게 되면 탄력을 받아 직선구간 끝 쪽에서 종속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용어를 와이드 런(wide run), 또는 코스아웃(course-out) 이라 부릅니다. 이처럼 경기장 구석구석에서 발생하는 반칙 상황은 서킷 위의 경찰관 혹은 소방관이라고 볼 수 있는 ‘오피셜(official)’분들이 발견합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레이싱 중계영상을 보시면서 재미있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혹시 레이싱 경기에 대해 궁금하신 게 있으시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참고하여 다음 칼럼 때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서킷에 봄이 왔어요' ▶ 시리즈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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