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관이 대거 둥지를 튼 곳 세종시. 2013년 공무원들이 입주를 시작할 때만해도 이곳은 서울과 가까운데다 공무원 외 가족들은 서울살이를 원해 이주민이 많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세종시는 순이동 인구 1위, 분양 ‘완판’ 도시로 거듭났다. 새 주거도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여전히 개발이 진행중인 신도시라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로 순이동(전입-전출)한 인구는 3,010명이었다. 4월(3,617명), 5월(3,215명)에 이어 꾸준히 3,000명을 넘고 있다. 올 1분기엔 순이동 인구가 1만8,517명으로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가장 많은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세종시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데는 이 지역이 ‘계획도시’인 영향이 크다. 이곳은 국토균형발전을 목표로 건설된 ‘국내 최대 행정복합도시’(행복도시)다. 한마디로 인구 분산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신도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아파트 분양 물량 자체가 많고, 청약 경쟁률도 높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최근까지 세종시는 6개 블록에서 4,160가구를 모집했는데 5만4,804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13.2대1로 지난 2년간의 성적(2013년, 1.4대1, 2014년 6.5대1)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통상 분양 비수기인 8월에도 세종시에는 4,260가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찾는 이가 많으면 가격도 올라가는 법. 분양가도 많이 올라 2011~2014년 3.3㎡당 800만원 선이던 것이 올 들어선 1,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프리미엄도 꽤 되는데,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입지가 좋은 2-2생활권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는 웃돈이 최고 8,000만원까지 붙었다고 한다.
올해 말 세종시를 순환하는 간선급행버스(BRT)가 전면 개통되면 지역 내 이동도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이 여전히 부족해 당장은 살기에 불편할 수 있다. 김지연 리얼투데이 팀장은 “병원과 극장 등은 주택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서고 마지막에 자리잡기 때문에 도시의 모습이 갖춰지려면 5~6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또 예상보다 세종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많아 현재 이 지역 초등학생들이 집 앞 학교를 두고 옆 동네로 통학해야 하는 등 벌써부터 공급 부족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물량(올해 1만7,382가구)이 많은 탓에 단기적으로는 매매든 임대든 가격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 징후는 벌써 보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6월에는 세종시 아파트 전셋값이 1년 전보다 5.59% 올랐는데, 올 6월엔 작년 같은 달 대비 -4.98% 떨어졌다. 매매 역시 올해 1월까지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2월부터는 소폭(-0.13~-0.77%)이지만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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