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주변 사람들이 당신이 지난 밤 무슨 옷을 입었는지 알고 있다면, 당신은 똑 같은 옷을 다음주에도 입을 수 있을까? 최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사진공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셀카를 올리는 현상이 널리 퍼지면서, 의류 소비 방식이 SNS 중심으로 바뀌는 등 패션 산업 전반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28일 보도했다.
패션 블로거 카밀 샤르에르(27)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자기 사진을 올리거나, 자신의 사진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태그하기 시작하면서 스타일에 더욱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은 ‘이미 이걸 입은걸 다른 사람들이 봤는데, 다시 입고 싶진 않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3분의 1 가량의 여성이 3번 이하로 입은 옷을 구식이라고 느끼며, 7명중 1명은 SNS에 같은 옷을 입은 것을 드러내는 데에 불편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은 여성들은 기존의 옷들을 다양하게 섞어 입어 새롭게 연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SNS가 의류 소비 방식에 영향을 주면서 패션 업계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고급 패션 거리의 쇼윈도에도 SNS의 유행에 영향을 받은 스타일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국의 온라인 패션 소매점 부후의 록산느 네자드 수석 소셜미디어 매니저는 “거리 유행 패션은 종종 소셜 플랫폼에서 시작된다”며 빠른 대응을 위해 SNS에서 유행하는 최신 스타일을 모니터링하는 팀을 따로 두고 6주안에 제품을 디자인ㆍ생산할 수 있는 체인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영국 노섬브리아대 앤 마리 키르크브라이드 수석강사는 “실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는 패션의 이미지에 폭격당하고 있다”며 “책임 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일부 소매업자들은 이런 흐름이 야기할 가볍게 쓰고 버리는 문화를 경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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