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IS 동조자 25명 체포, 테러 용의자 체포건수 4배이상 늘어
텍사스 모하마드 만평 테러 이후 미세한 징후에도 선제적 대응 나서
올 들어 이슬람국가(IS) 사주를 받은 자생적 테러리스트(외로운 늑대)의 공격이 잇따르면서 미국 전역에서 이들에 대한 검거 열풍이 불고 있다. 예전에는 확실한 테러 징후가 포착된 뒤에만 행동에 나섰으나, 이제는 미세한 징후만 보여도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감시 대상자를 체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미 전역에서의 테러 용의자 체포건수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IS 동조자로 붙잡힌 사람이 2014년 20명이었으나, 올 들어서는 최근 3개월 동안에만 25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 5월 텍사스 주 갈랜드의 이슬람 선지자 모하마드 만평 전시회장에서 ‘외로운 늑대’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면서 미 보안당국의 대응방침이 ‘선제적 체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 법무부의 존 칼린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은 “옛날 만화 영화에 등장했던 심지 긴 다이너마이트가 최근 심지가 매우 짧은 다이너마이트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불을 붙이는 즉시 바로 폭발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바뀐 대응 지침은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테러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그대로 적용됐다. 당시 워싱턴 FBI 본부는 독립기념일을 한 달 이상 남겨둔 시점부터 미 전역의 요원들에게 감시 대상자들에게서 정보를 캐낼 생각 대신 징후가 보이면 곧바로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FBI의 신속 대응은 보스턴에서 우사마 압둘라 라힘(26)이라는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미 보안당국은 5월부터 라힘에 대한 감시ㆍ감청을 시작했는데, 6월2일 ‘오늘이 그날이군’이라고 말하자마자 체포 작전에 돌입했다. 라힘은 체포에 저항하기 위해 칼을 꺼냈고 FBI요원에 의해 사살됐다.
미 법무부와 FBI는 선제적으로 체포하는 이유에 대해 IS를 추종하는 용의자 행동 양식이 과거보다 훨씬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IS 세력은 매일 트위터를 통해 수천명 미국인에게 ‘IS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해라. 방법은 총이건 칼이건 그대가 원하는 어떤 종류도 가능하다’는 지령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공격적 체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001년 9.11 사태 직후에도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 때문에 용의자가 눈에 띄면 신속하게 체포하는 걸 원칙으로 삼았으나, 실익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IS에 동조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사건을 수임한 토마스 던컨 변호사는 “요즘 기소된 사건들은 서둘러 만들어졌고 증거도 강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수사관들이) 내가 맡은 용의자가 테러를 저지르게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일단 체포부터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성급히 체포하는 대신 결정적 징후가 나타날 때까지 신중하게 감시하며 정보를 수집하면 더 큰 음모도 막고 배후세력까지 색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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