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LG의 올 시즌 종착역은 어디일까.
LG는 올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월까지 승률 5할을 지키며 1위에 4경기 차 뒤진 7위였으나 이후 무기력한 타선과 흔들린 마운드의 문제가 엉키며 하위권 추락을 막지 못했다.
그래도 기대를 모은 건 LG의 뒷심이다. LG는 최근 2년간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다가도 막판 무서운 저력을 보여주며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에는 전반기까지 4위 롯데에 5.5경기 차로 뒤졌으나 후반기 승률 0.574를 올리며 정규시즌을 4위로 마쳤다.
올해 LG는 27일까지 1위 삼성에는 12경기 차로 밀리고,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한화와는 6경기 차가 난다. 반등 포인트만 잡는다면 아직 '반전'을 노릴 수도 있는 간격이다. 양상문 LG 감독은 "사실상 이제 선두권 싸움은 힘들어졌다"면서도 "끝까지 가야 한다"며 올 시즌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문제는 도약의 받침대가 있느냐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흐름은 '총력전'이다. 후반기 치열한 순위싸움이 계속되다 보면 투수진의 과부하에 대한 우려가 따라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양 감독은 "승부를 건다고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은 "승부수를 띄운다는 건 결국 투수를 무리시킨다는 게 아닌가. 불펜 투수가 3, 4일간 계속 던진다든가 선발 투수가 짧은 간격으로 계속 나온다는 것"이라며 "이런 게 참 그렇다"며 입맛을 다셨다. 올 시즌도 문제이지만 그 이후도 내다봐야 하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투수들을 그렇게 쓰게 되면 내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데미지가 크다"며 "진해수도 작년까지 경기수가 많았기 때문에 그런 여파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하지 않나. 그런 점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지 고민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트레이드로 SK에서 LG에 이적한 진해수는 최근 2년 연속 한 시즌 70경기 이상을 등판하며 팀의 마당쇠 역할을 했지만 올해는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역시 잦은 경기 출장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팀의 상황'에 대한 딜레마도 있다. 하위권 탈출을 노리고 있지만, 무리를 해 가며 '미래'까지 위협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양상문 감독은 "승부를 건다는 건 정규시즌에서 우승을 하거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놓고 다툴 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올 시즌을 위해 무리한 마운드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사진=양상문 LG 감독.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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