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플라잉 덤보' 전인지(21·하이트진로)의 맞대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화려하게 수놓을 전망이다.
박인비와 전인지는 오는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개막하는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나란히 출격한다.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의 에일사 코스(파72)에서 나흘간 열리는 이번 대회는 LPGA의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다.
둘의 대결은 한국여자골프 사상 최고의 선수와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선수의 경쟁으로 요약된다.
앞서 박인비는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1승), US여자오픈(2승), 위민스 PGA챔피언십(3승)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를 경우 그는 대망의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하게 된다. 지금까지 LPGA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62년), 팻 브래들리(86년), 줄리 잉스터(99년), 캐리 웹(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2003년) 등 6명뿐이다.
올 시즌 한·미·일 3개국 투어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전인지는 내친 김에 LPGA 투어 겸 유럽여자투어(LET) 대회인 이번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까지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그는 올 시즌 살롱파스컵(JLPGA)과 US여자오픈(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KLPGA)를 차례로 정복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 LPGA 2승과 함께 LET까지 단일 시즌 4개국 투어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남기게 된다.
커리어와 경험에서는 박인비의 손을 들 수 있다. 박인비는 LPGA 투어 통산 15승(올 시즌 3승), 메이저대회 6승(한국인 최다)에 빛난다. 이미 박세리(메이저대회 5승)의 아성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LPGA 투어 경력으로만 따지면 전인지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는 초청선수 자격으로 LPGA 투어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공식 진출은 내년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바로 최근 기세다. 골프는 흐름을 잘 타야 하는 스포츠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몰락이나 조던 스피스의 메이저 우승 기세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최근 흐름을 놓고 보면 아쉬울 게 없는 전인지다. 그는 올해 6승(KLPGA 4승+JLPGA 1승+LPGA 1승)을 거두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박인비는 퍼팅에서 기복을 드러내고 있다. 27일 마무리된 마이어 LPGA 클래식에서도 공동 44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그린 적중률에서 올 시즌 평균(75.4%)에 못 미치는 61.1%를 기록했다. 브리티시여자오픈 전초전 성격의 이 대회에서 샷 난조를 보였다는 점은 박인비로선 우려할 만한 일이다.
이번 대회에는 이정민(23·비씨카드)과 고진영(20·넵스), 김효주(20·롯데), 김세영(22·미래에셋) 등도 출전한다. 최고의 국내 골퍼들이 총출동하는 만큼 한국여자골프의 LPGA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12승)에 대한 기대도 남다르다.
사진=박인비(왼쪽)와 전인지. 출처=LPGA 공식 페이스북.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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