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형 K5 1.6 가솔린 터보. 기아차 제공
자동차 업계가 다운사이징에 푹 빠졌다. 다운사이징은 말 그대로 무엇이든 '작게 한다'는 의미다. 차 업계에서는 엔진을 작게 만든다는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면 기존 2,000cc급 자동차에 1,600cc 크기의 엔진을 얹는 식이다. 최근 업체마다 주력모델에 다운사이징을 적용하고 있다.
● 주력 차종에 다운사이징 적용
과거 다운사이징은 같은 배기량 엔진의 출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최근에는 큰 엔진의 성능을 작은 엔진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직분사ㆍ터보차저 기술 등이 핵심이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중순 출시한 신형 K5 라인업에 1.6 가솔린 터보와 1.7 디젤 모델을 포함시켰다. '중형차는 2,000cc'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준준형차급에 주로 쓰이는 1,600~1,700cc 엔진을 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출력과 토크는 각각 180마력, 27.0kgㆍm으로 일반 2.0 가솔린 모델의 168마력, 20.5kgㆍm 보다 훨씬 높다. 1.7 디젤 모델 역시 141마력, 34.7kgㆍm의 성능으로 고효율을 자랑한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도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1.6 가솔린 터보와 1.7 디젤 모델을 함께 선보였다. 출시 30년을 맞는 쏘나타에 1,600㏄ 가솔린 엔진이 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 가솔린 터보 모델 역시 기존 2.0 가솔린 모델에 비해 출력과 토크, 복합연비 등이 우수하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쏘나타 1.6 가솔린 모델과 1.7 디젤 모델 판매량이 전체 쏘나타 판매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K5 1.6 가솔린 모델과 1.7 디젤 모델 판매량 역시 전체 K5의 3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몰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 2.0 모델 고객들이 다운사이징 모델로 옮겨 올 것으로 보여 두 모델의 판매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2013년에 SM5 1.6 가솔린 터보 모델을 출시하며 국내에 다운사이징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선보인 1.5 디젤 모델 역시 호응을 얻고 있다. 한국지엠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준중형차 크루즈와 소형 SUV 트랙스에 각각 1,400㏄ 엔진을 얹었다. 또 올해 초 열린 뉴욕오토쇼를 통해 1.5 터보 엔진을 탑재한 신형 말리부를 선보이는 등 다운사이징 모델 라인업을 확장하는 모양새다.
● 고성능ㆍ고연비ㆍ친환경 해법
다운사이징은 세계적 추세다. BMWㆍ아우디ㆍ폭스바겐 등 독일브랜드를 비롯해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해온 토요타 등도 다운사이징에 기술과 노하우를 쏟아 붓고 있다. 포드도 전체 차종의 80% 이상에 다운사이징 엔진인 '에코부스트'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 업계가 다운사이징에 집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운사이징이 고성능ㆍ고연비를 실현하고 배기가스 감소 등으로 최근 불거진 환경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힘과 매끄러운 주행성능은 운전재미를 선사한다. 젊은층도 열광하는 이유다. 특히 세금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소비자는 경제적으로 '큰 차'를 탈 수 있고, 업체는 신규 고객 창출이 가능하다.
다운사이징은 향후 차 업계의 미래 화두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2.0 가솔린 일색이었던 중형세단 시장에서 터보와 디젤 등 다운사이징 적용 모델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다운사이징은 이산화탄소 방출을 감소시키는 친환경적 측면, 다운사이징에 따른 고연비, 동력성능 효율화 등을 실현하는 세계적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