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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中 전승기념 열병식… 각국 정상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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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온 中 전승기념 열병식… 각국 정상 눈치작전

입력
2015.07.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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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몽골·중앙亞 일부 참석 확정… 美·英 등 서방국은 의사 안 밝혀

중국 편 서는 인상 줄 수 있어 장관·대사 대리 참석 방안 저울질

항일 열병식에 아베 참석 어려울 듯, 메르켈은 행사 전후 訪中 검토

9월3일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둔 가운데 행사 준비를 위해 가림막이 설치된 톈안먼 앞에서 지난 16일 관광객들이 톈안먼 광장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9월3일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둔 가운데 행사 준비를 위해 가림막이 설치된 톈안먼 앞에서 지난 16일 관광객들이 톈안먼 광장을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9월3일 톈안먼(天安門)에서 열릴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국 정상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초청장은 받았지만 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상 선뜻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27일 베이징(北京) 외교가에 따르면 현재 9월 중국 열병식에 국가 정상이 참석을 확정한 나라는 러시아와 몽골, 일부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이날 의장대도 보낼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은 아직 참석 의사를 밝힌 곳이 한 곳도 없다. 일부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도 참석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심사 숙고하는 국가들이 더 많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요청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미국이 중국 열병식에 결코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란 사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열병식 참석은 마치 중국 편에 서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부 국가들은 정상 외에 장관이나 주중대사 등이 대리 참석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 닉 비슬리 호주 라트로브대학 교수도 이날 사우스차이나모잉포스트에 “(열병식 참석은) 공격적인 외교 정책을 펴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지지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고심하긴 마찬가지이다. 항일을 주제로 한 열병식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중일 양국 관계의 큰 흐름이 관계 개선으로 바뀐 만큼 이번 열병식을 전후로 해 아베 총리의 방중과 정식 중일 정상회담이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올 5월 러시아 열병식 때 공식 행사가 끝난 뒤 방문한 선례를 일본이 참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중국과의 관계와 실리를 중시하는 메르켈 총리도 열병식엔 참석하지 않겠지만 9월3일을 전후로 방중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중국의 투자를 원하는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열병식 참석을 통해서 중국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길 원하지만 이 경우 푸틴 대통령과 대면할 수 밖에 없다. 두 사람 모두에게 껄끄러운 장면이다.

각국의 눈치보기가 이어지며 중국의 한국에 대한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면 열병식이 갖는 외교적 과업은 완수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의 불참은) 박 대통령이 미국의 압력 아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은 이날 승리를 뜻하는 V자 모양의 만리장성으로 승전 70주년을 형상화한 열병식 공식 표식(그림)을 공개했다. 톈안먼 일대도 대대적인 새단장에 돌입했다. 마오쩌둥(毛澤東) 초상화가 걸린 톈안먼 성루의 벽면은 붉은색으로 새로 칠해졌고 인민해방군이 행진을 할 톈안먼 앞 도로인 창안제(長安街)도 가로등이 교체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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