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天安門) 사태 피해자와 당국의 중재를 맡으며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이다 지난해 5월 국가 전복 기도 혐의로 체포된 중국의 인권 변호사 탕징링(唐荊陵ㆍ44)이 1년 간 나치 강제수용소보다 못한 곳에서 수감생활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탕징링이 24일 중국 광저우(廣州) 법원 진술에서 “화장실과 수도꼭지가 각각 하나뿐인 방에 20~30명이 들어가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탕징링은 법정에서 “해와 달, 구름, 별, 풀 한 포기를 잠시 바라보는 것도 사치로 여겨질 정도인 중국 수감시설은 나치 강제수용소보다 나을 게 없는 곳이다”고 밝혔다. 탕징링은 이어 “이같이 낙후된 시설에서 수감 생활을 보내도록 하는 게 선고를 앞둔 미결수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행이었다”라며 “이런 대우가 형사 처벌을 훨씬 넘어선 것이지만 일시적으로 정의가 패하더라도 여전히 악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더 없는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수감시설 밖에서도 당국이 인권운동가들의 인터넷 접근을 차단하고 수입원을 빼앗고 불법적으로 가족을 추방하는 모습을 적잖이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탕징링과 같은 혐의로 갇혀있는 인권운동가 왕칭잉(王淸營)의 부인도 “남편의 손과 발을 48시간 동안 묶어놓아 잠을 못 자게 하고, 음식과 화장실 사용도 허가하지 않았다”라며 중국 당국이 고문과 다름없는 방법으로 수감자를 다루고 있다고 신문에 폭로했다.
신문은 변호사들의 말을 인용해 “탕징링이 최고 징역 15년 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함께 수감된 왕칭잉 등은 증거불충분으로 5년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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