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B조 제3국
백 박영훈 9단 흑 박정환 9단
장면 7 박정환이 중앙 백 대마 공격을 잠시 보류하고 이번에는 1부터 5까지 하변 백 대마를 위협했다. 이른바 ‘성동격서’의 의미가 있는 기대기 전술이다. 백의 응수가 어렵다. 사실 대마가 사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문제는 그 동안 중앙 부근에 흑돌이 조금만 더 놓이면 당장 흑A로 파호 당해서 중앙 백 대마가 위험해진다는 것. 박영훈도 이를 잘 알고 있기에 한참동안 고민하다 결국 6으로 중앙을 보강했다. 하변보다 중앙이 더 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상대가 손을 뺐으니 박정환이 7로 집모양을 없애며 본격적으로 대마사냥에 나선 건 당연하다. 박영훈이 8로 마늘모해서 궁도를 넓혔지만 박정환은 오히려 9로 흑의 포위망을 더욱 강화했다. 느슨한 것 같지만 실은 백 대마를 몽땅 다 잡겠다는 필살의 의지가 담긴 독수다. 안에서 아무리 발버둥쳐 봤자 절대로 살 수 없다는 뜻이다.
박영훈이 열심히 수읽기를 했지만 아무래도 백 대마가 안에서 살기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차선책을 준비했다. 참고도 3부터 7까지 선수로 흑을 차단한 다음 9로 젖혀서 주변 흑돌 전체와 수상전을 벌이려는 것이다.(2 …▲) 과연 이 싸움의 결말이 어찌될지, 어쩌면 여기서 바로 이 바둑의 승부가 결정될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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