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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또 불안해, 보낸 선수가 펄펄 날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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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또 불안해, 보낸 선수가 펄펄 날까봐

입력
2015.07.2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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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윤 등 SK와 3대3 트레이드

'유망주 잔혹사' 재현 가능성

정의윤
정의윤

2012년까지 10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가지 못한 LG는 모든 말에‘잔혹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프리에이전트(FA), 외국인선수, 마무리투수, 4번타자 등등. 그 중 하나가 ‘유망주 잔혹사’였다.

우수한 신인을 영입하고도 유독 LG줄무늬 유니폼만 입으면 꽂을 피우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졌다. 창단 신인왕 김동수(1990년)를 시작으로 94년 신인 3인방(유지현 김재현 서용빈), 97년 이병규(등번호 9), 2002년 박용택 등 슈퍼 루키 등용문이었던 LG의 급락은 도태된 유망주들과 무관하지 않았다. 게다가 2009년 시즌 도중 KIA로 트레이드된 김상현(kt)을 신호탄으로 2011년 박병호(넥센), 올해 박경수(kt)까지 다른 팀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자마자 아마추어 시절의 명성을 회복하는 선수들이 잇달아 나와 LG를 더욱 머쓱하게 만들었다. ‘탈LG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 24일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사실상 LG 출신 ‘거포 유망주’의 마지막 주자다. 박병호는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린 초고교급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kt로 옮겨 잠재력을 분출한 박경수 역시 박병호의 고교 2년 선배로 2003년 입단하면서 받은 계약금 4억3,000만원은 지금도 고졸 신인 내야수 최고액으로 남아 있다.

부산고 4번 타자 출신 우타자 정의윤은 사실상 LG의 마지막 보루였다. 앞선 이적 선수들로 검증된 ‘탈 LG 효과’가 두렵기도 했지만,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에서 그의 활용도를 포기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집 나가면’ 펄펄 나는 이들의 공통된 활약이 우연은 아니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김시전 전 넥센 감독은 박병호를 데려가면서 “내가 이 팀에서 감독을 그만할 때까지 4번타자로 쓸 것이니 마음대로 야구를 하라”고 딱 한 마디 했다. 바통을 이어 받은 염경엽 감독의 지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상현과 박경수를 KIA와 kt에서 각각 깨운 조범현 감독도 먼저 마음을 비웠다.

하지만 LG는 기다려주지 못했다. 4명의 선수 모두 LG 유니폼을 입고 풀 타임을 뛰어 본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LG 선수 시절 이들을 곁에서 지켜 봤던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타석에서 안타 못 치면 불안하고, 두 타석째 못 치면 선발에서 제외될 것을 두려워하고, 세 타석째 못 치면 2군 갈 것을 떠올리다 보니 기량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고 말했다. 역시 LG 출신의 안치용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그러다 보니 선수들도 차라리 트레이드로 새 출발을 원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윤을 한 시즌 동안 중용한 유일한 감독은 2013년 김기태(현 KIA) 전 감독이었다. 그 해 정의윤은 시즌 중반까지 3할을 치는 등 타율 2할7푼2리에 47타점으로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병규(등번호 9)는 “(1997년) 신인 때 천보성 감독님이 믿고 기용해 주시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선수 육성과 용병술도 이제는 2년 연속 4강에 오른 팀다운 혜안이 필요한 LG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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