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Colloquial Grammar (문법과 구어)
‘세월은 참 빨리 지나간다’는 말은 Latin 시대부터 전해 온 구절이다. 영어로는 ‘Time flies’인데 Latin 시대 원어를 보면 ‘Tempus fugit’나 ‘Fugit irreparable tempus’ 등으로 표현되었고 이를 영어로 직역하면 ‘It flees, irretrievable time’이다. 오늘날의 ‘Time flies’는 ‘한번 흘러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원조 문장과 다른 것이고 ‘세월이 빠르게 흘러간다’는 의미만 강조되었다.
이런 빗나간 어구를 놓고 작가들은 또 다시 말장난을 해서 ‘Time flies like an arrow, fruit flies like a banana’같은 문장을 만들어 냈다. ‘시간은 화살처럼 흐르고 날파리는 바나나처럼 날아간다’는 뜻으로, 전반부의 fly가 동사인데 반해 후반부의 flies는 날 파리를 지칭하기 때문에 단어만 같을 뿐 전혀 다른 용례를 동원한 것이다. 지나치게 말장난을 하거나 억지로 문장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장은 구조상 문제는 없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리송하다고 하여 이른바 ‘garden path sentence’를 만들기도 한다. 넓은 정원의 미로처럼 알 듯 말 듯 아리송한 문장을 지칭한 것이다.
이미 소개했던 문장 ‘The horse raced past the barn fell’도 좋은 예다. 오히려 원어민들이 이런 문장에 취약하다. 이 문장을 보고 척 알아차린다면 문장의 구조를 잘 꿰뚫어 보는 독자다. 앞 부분 전체가 주어이고 동사는 fell이기 때문에 ‘경주하다가 마구간을 넘어선 말이 쓰러졌다’는 것인데 문장의 구조가 쓸데없이 혼란스럽다. 또 다른 예문 ‘Put the box on the table in the kitchen’도 마찬가지다. 중학생 교과서에서 소개되는 이 문장은 ‘식탁 위의 박스를 부엌에 두라’는 간단한 것이지만 구조가 단순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1980년대부터 이런 형태의 문장이 유행을 타듯 상당 기간 남용·오용되면서 경우에 따라 Sausage machine model 문장이나 ranked-paralled model sentence라는 용어까지 등장했지만 결국 지탄으로 끝난다. 주로 신문이나 잡지의 제목, 광고 문안에서 아리송한 말을 던짐으로써 독자의 관심과 혼동을 야기하는 것인데 실제 사용되는 문장으로서는 부적격이다. 이런 현상을 보면 문법 하나를 놓고도 시대와 학파에 따라 비교 문법, 생성 문법, 정신 문법, 교육 목적의 문법, 활용문법, 참고문법, 이론 문법, 전통 문법, 변형문법 등으로 세분하는 것만큼이나 부질없이 들린다. 즉 일반 언어 사용자에게는 어법은 문장의 구조와 의미 전달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고 ‘단순 명쾌한 문장’이 효과가 좋은 것임을 재확인시켜줄 뿐이다. 역시 글이든 문장이든 clear, simple sentence가 구조는 물론 소통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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