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김병지(45·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 통산 700번째 경기에 나선다. 김병지는 26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3라운드 전남-제주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병지는 K리그서 24년간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울산, 포항, 서울, 경남, 전남 등 5개 구단의 유니폼을 입어봤다. 김병지의 프로 경력보다 역사가 짧은 구단은 6개나 된다. 올 시즌 K리그 등록 선수 중 3분의 1이 넘는 136명은 김병지의 데뷔 년도인 1992년 이후 출생했다. 김병지는 한마디로 K리그의 살아있는 역사다.
K리그 통산 출전 기록 순위를 살펴보면 김병지(699경기), 최은성(532경기, 은퇴), 김기동(501경기, 은퇴), 김상식(458경기, 은퇴), 김은중(444경기, 은퇴) 순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 K리그 통산 출전 경기수가 김병지 다음으로 많은 선수는 이동국(398경기)이다.
단순히 최다 출전만 한 것은 아니다. 김병지는 228경기서 무실점을 기록, 이 부문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최은성(152경기, 은퇴)과 이운재(140경기, 은퇴)도 김병지와는 비교되지 못한다. 김용대(115경기, 서울)나 신의손(114경기, 은퇴)보다는 무실점 경기가 2배 가까이 많다.
일본에 미우라 카즈요시(48·요코하마)가 있다면 한국에는 김병지가 있다. 김병지가 제주전에 출전하면 K리그 최고령 출전기록은 45년3개월18일로 늘어난다. 종전 신의손의 기록(44년7개월6일)과 약 8개월이나 차이 난다. 스무살 남짓한 동료들이 그를 '삼촌'이라 부르는 이유다. 김병지는 최용수(41) 서울 감독이나 윤정환(42) 울산 감독보다도 3~4살이나 나이가 많다.
감독을 할 나이에도 올스타(16회, 최다 출전)에 뽑히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다.
김병지는 개성 넘치는 골키퍼였다. 2001년 홍콩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서 하프라인 부근까지 공을 몰고 나가는 돌출행동으로 거스 히딩크 당시 감독의 눈 밖에 나 국가대표팀 골키퍼 주전경쟁에서 밀리기도 했지만, 그는 영광의 기록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그는 국내 '골 넣는 골키퍼'의 원조였다. 그가 활동하던 시절 해외에선 호세 칠라베르트가 '골 넣는 골키퍼'로 명성을 날렸다. 김병지는 1998년 10월 24일 포항과의 경기서 골키퍼로는 K리그 최초로 필드골을 성공했다. 2000년 10월 7일 안양(서울 전신)과의 경기서는 K리그 최초 골키퍼 페널티킥 득점도 올렸다.
김병지는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서 "평생 먹은 술이 소주로 한 병이 안 될 것이고, 맥주로 쳐도 두 병이 안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얼핏 보기에 '말술'일 것 같은 외모지만, K리그 산 증인이 되기까지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었던 셈이다.
그는 "목표에 한계를 두지 않으려 한다. 은퇴는 올 시즌이 끝나고 할 수도 있고, 1~2년 정도 더 뛰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병지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사진=김병지.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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