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브라질의 한류 팬들은 아이돌 그룹의 군무에 빠져있다.
남미지역 한류 팬덤의 현재를 알 수 있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주상파울루 중남미지사장 겸 특파원을 역임한 MBC 정길화 PD는 최근 부산외대 중남미지역원의 학술지 이베로아메리카에 '브라질의 케이 팝 수용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K-팝이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브라질의 한류 현상을 중점으로 다룬 논문이다.
논문에 따르면 브라질의 한류 팬들은 K-팝 아이돌 빅10으로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엠블랙, 빅뱅, 2NE1, 비스트, 애프터스쿨, 2PM, 씨엔블루를 꼽았다.
또 K-팝의 매력으로는 '멋진 춤', '훌륭한 뮤직 비디오', '라이브 공연의 다양한 볼거리' 순으로 응답했다.
정 PD의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에서의 K-팝은 전형적인 또래문화와 팬덤(fandom)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K-팝의 음악적 새로움에 호응하면서 친구들과의 유대 활동이나 일상 탈출의 대리만족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논문에 따르면 'K-팝을 알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가 'K-팝을 즐기는 친구를 통해서'라고 응답했다. 이어 23.3%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서'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21.7%는'J-팝 등 아시아 음악을 듣다가'로 답했다.
브라질의 K-팝 마니아들은 인터뷰에서 "K-팝은 특별하다", "리듬과 춤이 전염성이 강하다", "K-팝은 강력하고 열정적인 팬들과 함께 만들어 진다", "다른 음악들에 비해 모든 면에서 다르다" 등으로 중독성과 매력에 입을 모았다.
정 PD는 이번 논문과 관련하여 "한류에 대한 기존의 담론이 여전히 민족주의적, 경제중심주의적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전제하고, "문화 현상으로서의 이해보다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결과만을 추구하는 일부의 경향에 대한 아쉬움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 PD에 따르면 브라질은 의외로 문화적 보수성이 높고 제도적으로 진입장벽이 있는 나라다. K-팝도 브라질 일부에서만 호응이 있을 뿐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브라질 내에서의 한류를 수익성 위주로 보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에서 진행된 심층면접에서 응답자들은 K-팝이 계기가 돼 한국어, 음식, 패션 게임, 건축 등 한국문화 전반으로 이어졌다는 응답을 보였다. 즉 K-팝을 통해 귀가 열리고,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됐고, 한국어 공부로 이어졌다. 응답자들을 통해 K-팝이 K-컬처로 진입하는 '하나의 문'임을 알 수 있었다.
정 PD는 이번 논문에서 드러난 미비점을 보강, 남미 한류 문화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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