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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시 파켓] '창의'를 유행으로 떠벌리는 시대

입력
2015.07.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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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상이 창의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대다. 경영 관련 서적만 펼쳐봐도 창의성을 어떻게 극대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TED에서 ‘창의성’을 검색해 보라. 영감을 자극하는 수많은 강의 리스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부는 연구와 혁신이 이루어지는 ‘창의적 클러스터’를 지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교육자들은 교과과정에 더 많은 혁신을 도입하기 위해 조바심을 내고 있다.

하지만 마치 유행어처럼 창의성을 이야기 하는 건 쉬워졌지만, 역설적으로 그 본래의 의미가 뭔지 말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몇 년 전 경희대학교로부터 창의성에 대한 강의를 부탁 받으며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무엇을 가르칠지 정확히 파악하기 전까지는 창의성이라는 것이 그저 굉장히 재미있는 주제로만 들렸다. 전혀 그렇지 않았다. 세상에 나와 있는 수많은 법칙을 외운다고 창의성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창의성에 대한 많은 연구결과가 있지만 그걸 다시 본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은 분명했다. 더욱이 창의성이란 말 자체가 추상적이라 주제를 잡기도 어려웠다. 수업준비는 ‘거대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마침내 내가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는 걸 깨달았다. 학생들이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몇 가지 가이드라인과 팁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노트북을 들고 다니거나 늘 뭔가 쓸 것을 챙기는 습관을 길러라’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그리고 실수해도 처벌 받지 않는 환경을 찾아라)’ ‘긴장을 풀 수 있는 전략을 찾고, 생각을 통제하지 말라’ 같은 것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 외엔 학생들이 창의적 활동들을 연습하도록 했다. 학생들에게 창의성을 주입해야 했던 건 아니었다. 모든 사람은 본래 창의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지 그것을 사용하는 연습만 필요할 뿐이다.

마치 유행어처럼 창의성을 이야기 하는 건 쉬워졌지만, 역설적으로 그 본래의 의미가 뭔지 말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마치 유행어처럼 창의성을 이야기 하는 건 쉬워졌지만, 역설적으로 그 본래의 의미가 뭔지 말하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물론 정치인이나 회사의 리더가 ‘창의성 고취’를 이야기 하는 것은 상품이나 경제적 이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창의성’이란 추상적 단어에 관심을 쏟는 모든 매체 뒤에는 이와 같은 현실적 목적이 숨어있다.

여기에 잘못된 것은 없다. 그러나 내가 수업을 통해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창의적 생각, 또는 행동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거였다.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아이디어를 내고,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또한 사람이 스스로를 표현하면서 자유를 느끼거나 위험을 감내할 수 있는 환경은 창의성을 샘솟게 하는데 이러한 분위기가 사람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정치인이나 경영진의 요구라 할지라도, 나는 창의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의향은 있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는 수단이 아닌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길로서의 창의성에 접근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다. 창의성은 경제적 성장보다는 오히려 행복과 더 자연스런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 위대한 행복은 모든 사회가 열망하는 바다. 특히 한국 사회는 수년간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지만, 개인의 행복지수는 매우 낮다. 우리가 더 행복한 한국 사회를 원한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학교에서, 일터에서, 일상의 삶 속에서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영화평론가 겸 배우

<원문보기>

Creative Happiness

All the world is talking about creativity. Open a business book of almost any type, and there will be discussions about how to boost creativity. Searching for the word ‘creativity’ at TED.com produces a long list of inspirational lectures. Governments around the world strive to support ‘creative clusters’ where companies can focus on research and innovation. Educators fret about how to introduce more innovation into school curricula.

As with many buzzwords, it’s easy to talk about creativity, but hard to say anything meaningful about it. I realized this fully several years ago, when I was asked to teach a course on creativity at Kyunghee University. It sounded like an incredibly interesting topic, until I sat down and tried to figure out exactly what to teach. It’s not as if memorizing a long list of rules will make you more creative. There is plenty of research on creativity, but it became clear that reviewing this research in a classroom would not give much of a benefit to my students. Creativity itself turns out to be a quite vague and hard to grasp subject. Preparing materials for that class turned out to be a tremendous challenge.

In the end, I discovered that the most useful things I could offer to my students were fairly simple. There are certain guidelines and tips that can be help students produce more creative ideas. For example, get in the habit of carrying around a notebook and writing things down. Don’t be afraid of making mistakes (and try to find an environment where you aren’t punished for mistakes). Find strategies that help you to relax, and don’t try to control your thoughts. The other thing I could do for my students was to let them practice doing creative activities. It’s not that I had to put creativity inside them. Everyone has natural creative abilities inside them, they just need to practice using them.

Of course, when politicians and business leaders talk about encouraging creativity, it’s because they hope that companies will creative innovative new products, and the economy as a whole will benefit. There are very practical goals behind all the media attention on this abstract thing called creativity.

There’s nothing wrong with that, but another thing I noticed while teaching the class on creativity is that being creative and doing creative things tends to make people happy. There’s something about human nature that makes us want to try new things, explore new ideas, and create something new. Also, environments that support creativity (where people feel free to express themselves, and take risks) are the kinds of places where people will feel happier.

I tend to support all efforts to promote creativity, whether it comes from businessmen or politicians. But sometimes it seems to make more sense to approach creativity not as a means to improve the economy, but as a way to make people happier. There is more of a natural link between creativity and happiness than there is between creativity and economic growth.

Certainly, greater happiness is something that all societies can aspire to. Korean society in particular has produced some incredible achievements over the years, but nonetheless it ranks pretty low in individual happiness. If we wish to create a happier Korean society, there are many different kinds of changes that will need to take place. But promoting creativity in schools, in the workplace, and more generally in people’s lives can be one way to he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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