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협박 사건’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선 배우 이병헌이 90도로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병헌은 24일 서울 자양동의 영화관에서 영화 ‘협녀, 칼의 기억’(이하 ‘협녀’)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제작발표회가 시작되기 직전 이병헌은 혼자 무대에 올라 자신을 둘러싼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3분여 동안 사과의 말을 전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병헌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며 “미국에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촬영을 하면서도 매일매일 고민했다”고 먼저 입을 뗐다. 이어 그는 “함께 영화 작업을 했던 관계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고, 그 어떤 비난도 감당해야 하는 게 저의 책임이다”며 “저 때문에 그 분들의 노고가 가려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고 전했다.
‘협녀’는 애초에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협박사건 논란이 불거지면서 흥행에 미칠 여파를 우려해 개봉일정을 연기했다. 물론 이병헌이 50억원을 달라는 협박을 받은 피해자이고, 그를 협박했던 모델 A씨와 아이돌그룹 멤버 B씨는 올 1월 징역 1년~1년2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유부남인 이병헌과 A씨가 주고 받은 휴대폰 메시지 내용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그의 이미지는 한없이 추락했다.
그는 지난 2일 영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개봉을 앞두고 할리우드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에밀리아 클라크가 내한했을 때도 프로모션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병헌은 “큰 실망감을 드리고 뉘우침의 시간을 보내면서 그 소중함과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죄송한 마음을 잊지 않고 많은 분들께 드린 실망감을 갚아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13일 개봉하는 ‘협녀’는 고려 말을 배경으로 유백(이병헌), 월소(전도연), 홍이(김고은) 세 검객의 숙명을 그린 영화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