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한국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류 열풍이 확산되고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각국에서 한국의 역사, 문화, 정치, 사회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국학 전문가들의 감회는 남다를 터, 공공외교 전문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이 24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세계 한국학대회를 개최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국을 대표하는 한국학 전문가인 존 던컨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한국연구센터 소장은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 덕택에 한국학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면서 "한국 대중문화와 케이팝(K-POP)도 한국학의 인기를 끌어올린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덩컨 교수는 “하지만 중국의 폭발적 경제성장으로 중국학이 급성장한 것이 한국학에 부정적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면서 “2008년 금융 위기로 미국 대학들이 잇따라 예산을 감축하는 것도 한국학을 둘러싼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변국 일본과 중국의 시각은 미국과 다소 달랐다. 한국에 대한 경쟁심이 은연중에 배어 있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는 “일본에서는 한국을 보는 시각이 매우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한국에 대한 연구, (한국과 일본의)역사적 전개에 대한 연구를 제대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산둥대 한국학과의 니우린제 학부장은 “중국에 한국학과가 많이 있지만 정치, 경제, 역사, 철학, 문화 분야의 연구는 상대적으로 간략하게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어 교육 중심의 학술 교류를 한국학 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터키에서도 한국학 연구소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에르지예스대학교 괵셀 투르쾨주 교수는 “2017년은 한국과 터키의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한국학 연구소가 설립되면 인접 국가들과의 학술회의가 활발해져 한국학 발전에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려인 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학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인문대 백태현 교수는 “구소련 당시 강제로 이주 당한 수많은 고려인이 중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그 역량을 인정 받고 있다는 점이 큰 호재”라면서 “한국학 전문가를 육성해 나간다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주인공은 한국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대회에는 15개국 36명의 해외 석학을 포함해 국내외 한국학 연구자와 지한파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했다.
송은미기자 mys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