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위성무전기 도입키로
미군 도움 없이 대북 억지능력 향상
북한에 침투한 작전부대가 표적정보를 우리 전투기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는 무전기가 도입된다. 미군의 도움 없이 한국군 단독으로 북한의 주요전력을 타격할 수 있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대북 억지능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23일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한 휴대용 공지(空地)통신무전기를 미국에서 들여올 예정”이라며 “신규 장비가 도입되면 대북 침투 작전부대의 기동성을 높이고 신속한 첩보보고를 통해 정찰 감시능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 같은 무전기는 주한미군만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 연합작전 수행에서 우리 군은 상당한 애로를 겪어 왔다.
휴대용 위성무전기가 도입되면 북한이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은폐하고 있는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사거리 최대 1만2,000㎞)을 비롯한 주요 미사일 전력을 타격하는 게 용이해 진다. 북한이 한미 정보자산의 감시망을 따돌리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육군의 침투요원이 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공군 조종사에게 바로 적의 정보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이동식 표적이라도 신속한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군은 올해 말부터 사거리 500㎞에 달하는 타우러스 공대지 미사일 200발을 도입해 F-15K전투기에 장착할 예정이어서 유사시 휴대용 무전기의 위력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현재 평양~원산 이남지역으로 한정된 공군 전투기의 작전반경이 사실상 북한 전 지역으로 확대된다. 군사 당국 관계자는 “긴 펀치를 갖추기 때문에 표적정보만 제대로 알려주면 북한의 어느 곳이든 실시간으로 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과의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휴대용 위성무전기를 도입할 방침이다. 예산은 150억 원을 배정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선진 장비를 도입하면 국내 기술력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미국측이 순순히 우리에게 이 장비를 내줄 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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