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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소주 역사 대선주조 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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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소주 역사 대선주조 85년

입력
2015.07.2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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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정화, 떡 나눔 등 다양한 창사기념 켐페인

‘먹튀’ 논란에 큰 홍역, BN그룹 인수로 ‘재기’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향토기업’(2012년 부산시 발표)인 대선주조㈜가 25일로 창사 85주년을 맞아 다양한 고객감사 켐페인을 벌인다.

대선주조는 24일 임직원 100여명이 부산시내 주요 번화가에서 85주년 고객감사 캠페인의 일환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떡 나눔 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앞서 21일 대선주조는 부산시민 280명을 KNN시어터로 초대, 대선주조 창립 85주년 축하 기념식과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함께 가진 뒤 연극 ‘라이어 튀어’를 단체 관람하는 행사도 가졌다.

창사 기념일을 앞두고 23일 대선주조 측이 정리한 부산의 양조역사 85년은 흥미롭다. 대선주조는 1930년 7월 25일 부산 범일동에서 대선양조(사진)로 출발했다. 당시 사케를 만들던 ‘대일본(大日本)양조’에 대응하여 조선인으로서 긍지를 담아 ‘대조선(大朝鮮)’의 줄임말 ‘대선(大鮮)’이란 상호로 소주와 주정을 생산했다.

1945년 해방을 전후해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소주’로 선정된 ‘다이아 소주(DAIYA SHOCHU)’를 생산했으며, 이후 소주 외에 청주, 위스키, 샴페인, 와인과 맥주 등 거의 모든 주종을 생산하며 성장세를 지속했다.

1990년대 들어서는 희석식 소주를 집중 생산하며 80년대 인기를 끌었던 선(鮮) 소주의 시리즈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다. 1996년 당시 소주는 25도라는 인식을 깨고 23도의 ‘시원(C1)’ 소주를 내놓아 순한 매력으로 부산 시민들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원 소주는 출시 1년 만에 부산지역 소주시장에서 창사 이래 최대 점유율인 70%를 돌파, 90%까지 넘어서며 지역민들에게 ‘소주=시원’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됐다.

하지만 90년대 후반 무리한 사업다각화, 경쟁사인 무학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등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대선주조는 결국 2004년 6월 신준호 푸르밀 회장(당시 롯데햄·우유)에게 600억원에 인수됐으나 2007년 돌연 사모펀드인 코너스톤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이 5배에 달하는 차익을 챙겨 소위 ‘먹튀’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판매량과 점유율이 급락했다.

2011년 사모펀드는 대선주조를 또 다시 매물로 내놓았고, 향토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에 힘입어 BN그룹(당시 조성제 회장·현 명예회장 겸 부산상의 회장)이 대선주조를 인수해 지역의 유일한 소주회사로 지켜냈다. BN그룹은 조선기자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4개나 가지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 향토기업이다.

BN그룹 계열사가 된 대선주조는 품질경영을 모토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18도 소주 시원블루는 20%까지 떨어졌던 대선주조의 부산시장 점유율을 30% 중반까지 끌어올리며 ‘2014 부산 10대 히트상품’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5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시원블루는 또 세계 3대 국제주류품평회 IWSC와 몽드 셀렉션에서 각각 동상과 은상을 받아 맛과 품질을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대선주조는 지난 6월부터 15.8도 고급 정통소주 시원블루 로즈와 14도 과일맛 소주 시원블루 자몽을 동시에 내놓으며 주류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시원블루 자몽은 입소문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국 대형매장 입점을 이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대선주조 박진배 대표이사는 “부산 시민 여러분들의 진한 애정과 관심으로 대선주조가 85년이란 긴 시간 동안 소주의 정통을 지켜올 수 있었다”며 “최고품질의 제품만 선보이겠다는 오랜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100년 200년 우수한 제품으로 보답해가겠다”고 말했다.

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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