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 차승원이 안방극장에 안녕을 고했다.
차승원은 21일 방송한 MBC 월화극 '화정' 30회에서 인조반정의 성공으로 유배를 떠나며 퇴장했다. 차승원은 극중 광해의 수족이던 이이첨과 김개시를 연기한 정웅인, 김여진과 함께 '화정'의 1막을 마무리 지었다.
차승원은 극중 능양군의 반정 계획을 알면서도 화기도감과 정명(이연희)와 홍주원(서강준)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왕위를 내려놨다. 차승원의 퇴장으로 이날 시청률은 지난 회보다 상승했다. '화정' 30회는 수도권 시청률 10.9%(TNMS 기준)를 기록, 지난 회보다 1.1%p 상승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수성했다.
차승원은 이날 방송에서 폐위되기 전 이연희를 마지막으로 만난 장면에서 "정명아 오늘 잠시 불의에 무릎을 꿇는다 해도 스스로의 절망에 져서는 안 된다"며 마지막 당부를 남긴 후 포박돼 이동한다. 이연희는 "용서한단 말도 못했습니다. 고마웠다는 말도 못했습니다. 오라버니"라고 부르짖으며 오열했다.
'화정'은 광해를 통해 강력한 왕권을 위해 인간임을 버리기도 했고, 중립 외교를 하기 위해 중신들을 꺾고 힘겨루기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능양에게 무참히 무릎을 꿇으며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것을 증명했다. 광해는 마지막 편전에서 능양을 향해 "너는 결코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 능양, 너는 언젠가 이 땅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가져올 것이며, 이 나라를 가장 큰 수렁에 몰아넣게 될 것이니. 그날 너와 여기에 있는 네놈들은 지금 이순간보다 더한 고통과 모멸을 얻게 될 것이다"며 훗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통해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임금으로 기록되는 인조의 앞날을 예언했다.
이 과정에서 차승원은 당당하게 능양을 꾸짖으며 마지막까지 포스를 잃지 않으며 기품 있는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에 화답했다. 때로는 눈을 촉촉히 적시고, 입술 끝을 올리며 분노를 다스리면서도 한층 위엄 있는 저음의 목소리로 능양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단숨에 사로잡았다. 능양 역의 김재원 역시 일그러진 얼굴과 분노 어린 눈빛으로 여전히 불안하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나약한 면모를 선보이며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화정은 광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하며 불안한 인조시대의 막을 올렸다. 능양은 개시와 이첨을 중심으로 한 광해의 수족들을 모두 제거한 데 이어 화기도감마저 잡아들이는 만행으로 안방극장에 분노를 일으켰다. 능양은 왕위 즉위와 함께 역대급 악행을 예고하며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능양은 정명과의 맞대결에서 패해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대립할 것인지를 예상케 하며 향후 펼쳐질 대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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