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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수정, 英 회계사 대신 가수 "불끄고 노래 연마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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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수정, 英 회계사 대신 가수 "불끄고 노래 연마 했죠"

입력
2015.07.2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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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회계사의 길을 접고 한국에서 가수의 길을 택한 '물건'이 나타났다. 4년 전 MBC '위대한 탄생'에서 얼굴을 알리기도 했던 배수정이다.

그녀의 족적은 거꾸로 올라갈수록 물음표 투성이다.

영국에 있는 세계적인 명문 공립대학 런던정치경제대학을 졸업했다. 곧바로 런던에서 번듯한 회계법인에 들어갔다. 1년만 더 지내면 회계사 자격증이 나온다. 그런데 갑자기 가수 오디션에 도전한다. 그 유혹은 런던까지 찾아온 MBC의 '위대한 탄생'이었다. 2011년 배수정에게 '위대한 탄생'은 인생의 나침반을 180도 바꿔놓았다. 준우승까지 거머쥐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으나 그 때 생긴 용기가 '가수 배수정'을 탄생시켰다.

"음악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용기를 못냈다. 영국에서 계속 살아와서 사실 가수가 어떻게 되는지도 몰랐다. '위대한 탄생'이 런던 오디션을 한다고 했을 때 마지막 기회겠다 싶었다. 생각보다 일이 커져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보통 오디션 스타들은 그 여세를 몰아 바로 앨범을 내고 데뷔 코스를 밟는다. 하지만 배수정은 다시 런던으로 떠났다.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다. 회계사 자격증이 3년 과정인데 10개월 밖에 안 남았던 상황에서 오디션에 참가했다. 하던 것은 마무리 짓자는 마음으로 돌아갔다. 기억력이 싱싱할 때 빨리 끝내려는 마음이었다.(웃음)"

그렇게 런던에서 다시 1년을 보내고 회계사가 됐다. 자격증은 서랍에 넣어두고 '쿨'하게 계획대로 한국에 돌아왔다. 그런데 돌연 가수가 아니라 작곡가의 길을 택했다.

"내 곡을 노래하고 싶었다. 오디션에서 남의 곡을 부르다 보니 어색할 때가 많았다. 내 표현을 섬세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오디션 이후 작곡 공부에 매진했다. 작곡 그룹에 들어가서 많이 배우고 실력이 늘어난 케이스다."

3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배수정은 작곡가로서 제법 활약상이 컸다. 씨스타, 미쓰에이, 김보경, 에릭남 등에게 곡을 건넬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렇게 역량을 차곡차곡 쌓더니 드디어 22일 데뷔 싱글 '사랑할거에요'를 발표했다. 먼 길을 돌고 돌아 꿈에 그리던 싱어송라이터로 첫 발을 내디뎠다.

"설레고 떨리고 부담도 되면서 기대가 크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결과가 좋을 수도 있고, 5~10년 배고프게 살 수 있다.(웃음) 모든 게 불확실하지만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어서 무척 흥분된다."

노래는 애절한 발라드다. 떠난 사랑을 후회하고 그리워하는 노랫말이다. 촉촉한 음색은 빨려 들어가는 마력이 있다. 강약이 절묘한 감성 표현은 절로 옛사랑을 떠올리게 만든다.

"대부분 사람들은 멜로디에 꽂히는데 내 곡이라서 그런지 가사에 더 신경쓰게 됐다. 오래된 얘기지만 내 경험담이기도 하다. 겪었던 일을 쓰니까 감정 전달도 쉽고 집중할 수 있었다."

배수정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똑 소리가 났다. 이따금 적당한 단어가 생각 안날 때 영어가 튀어나올 정도로 우리말 구사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꽤 논리 정연하고 명쾌했다. 시원스런 미소는 또 다른 매력이다. 누군가는 도발에 가까운 도전이라고 하지만 배수정은 미래에 대한 생각도 깊었다.

"위탄 때보다 많이 바뀌었다. 기교보다 느낌을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연습할 땐 녹음실 불을 다 꺼 놓고 오로지 감정에 몰두했다. 목소리가 끌리고, 그래서 더 알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곡은 계속 쓰고 있다. 이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이번에는 애절하고 가슴 아픈 얘기를 했는데, 여러 경험을 더 알려드리고 싶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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