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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사회적 필요보다 정치 역학에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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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사회적 필요보다 정치 역학에 좌우"

입력
2015.07.2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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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정부 '특목고 정상화 방안' 탄핵 등 정치 위기 맞아 정책 실패

MB정부는 촛불시위 후 친서민 행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의무 선발 도입

교육 정책이 교육 현장의 필요와 개혁 요구 보다는 정치적인 역학관계에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교육 문제가 교육계 내부에서 해결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정권 초기 강한 정치력을 앞세워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사과정 공병영씨 등이 지난 4월 교육행정학회에 제출한 ‘외국어고등학교 정책변동과정 사례분석’ 논문은 정책의 변화 과정 등을 설명하는 정책흐름모형과 집행평가모형으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외국어고 정책을 비교 분석했다.

외국어고는 당초 외국어에 능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됐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기관으로 전락해 사교육 유발, 학교 서열화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논문에 따르면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이듬해 외국어고 정상화를 골자로 한 ‘특수목적고 교육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5년 국회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며 노무현 정부는 정치적 위기를 맞았고, 당시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발과 정권 후기 레임덕으로 일관성 있는 외고 개혁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반면 2007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고교 다양화 정책, 학교 자율화 정책을 추진해 외고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듬해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촛불 시위로 민심이 크게 악화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친서민 중도실용’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이에 따라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사교육과 입시 과열 경쟁을 유발하는 외고 개혁에 나서게 됐다고 논문은 평가했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시절보다 이명박 정부 때 강화된 외고 개혁 정책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정부의 외고 정책은 특목고 학생모집 때 지역 제한, 특목고 지정 시 교육부 장관과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하는데 그쳤지만, 이명박 정부는 사교육 완화를 위해 입학전형에 자기주도학습 전형을 도입하고 자기소개서에 경시대회 수상실적을 기재하지 못하도록 입시 체제를 개선했다. 심지어 2009년엔 청와대가 직접 ‘외고 존폐론’을 언급했고, 교육부는 외고 입학제도 개편안을 내놓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규모를 줄여야 외고로 존속할 수 있게 했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20% 이상 의무 선발하도록 하는 등의 개혁안이 시행됐다. 아울러 감사원은 외고의 부적절한 입학전형을 승인한 6개 시도교육청을 적발해 징계 처분했다. 외고에 대한 시도교육청의 관리ㆍ감독를 감시하겠다는 취지였다.

논문을 쓴 공병영씨는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교육 정책은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이뤄진다”며 “교육 문제는 계층, 이념 등이 얽힌 사회문제이기 때문에 성공적인 정책 변화를 위해서는 정치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는 정권 초기 관련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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