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영등포구 단체장 '조길형'
같은 항렬에 한자 이름도 같아
두 지역 결연 교류 확대키로
자치단체장의 이름이 똑같은 두 지자체가 자매결연을 한다.
충북 충주시는 28일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영등포구와 자매결연 협약식을 갖는다고 22일 밝혔다.
양 지자체의 인연은 단체장이 동명이인(同名異人)인 데서 비롯됐다.
조길형(52) 충주시장과 조길형(57) 영등포구청장은 이름이 한자(趙吉衡)까지 똑 같다. 족보를 따져보면 한양 조씨 같은 항렬로 조 구청장이 형님 뻘이다. 심지어 동생 이름도 같다.
두 사람이 알게 된 것은 조 시장이 경찰시절 총경으로 승진한 지난 2000년. 신문에서 승진자 명단을 본 조 구청장이 조 시장에게 연락을 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당시 구의원이던 조 구청장은 전화를 걸어 “흔치 않은 이름인데 어떻게 한자까지 똑 같냐?”며 반가워했다.
이후 두 사람은 틈나는 대로 연락하며 친분을 쌓아왔다. 지난해 조 시장이 지방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는 정치 선배인 조 구청장이 조언과 격려를 해줬다. 소속 정당이 다르지만 우애를 이어가는데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이번 자매결연 협약식에서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다. 10년이 넘도록 인연을 이어왔지만 서로 바쁜 탓에 실제로 만난 적은 없었다.
충주시와 영등포구는 결연을 계기로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하고 협력해 상생 발전을 꾀하기로 했다. 28~29일 영등포구청 광장에서 열리는‘충주복숭아 서울 나들이 행사’가 교류의 물꼬를 튼다.
조 시장은 “사실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복숭아다. 이름도 같고 기호도 같은 두 단체장이 교류를 넓혀 상생하고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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