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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새정치 ‘봉숭아학당’

입력
2015.07.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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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이용득(왼쪽 첫번째)·유승희(왼쪽 두번째)의 돌출발언에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용득(왼쪽 첫번째)·유승희(왼쪽 두번째)의 돌출발언에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이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봉숭아학당’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5월 8일 공갈사퇴 막말과 뜬금없는 노래로 꼭 개그 프로그램의 한 장면 같다는 불명예를 얻었던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의 분열상이 22일 재차 노출된 겁니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들은 서로를 향해 험한 말을 주고 받으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때문에 사무총장직 폐지로 인한 후속 당직인선을 마무리하고 내분을 봉합하려던 새정치연합의 시도도 빛을 잃었죠.

오늘 봉숭아학당의 주연 배우는 유승희 최고위원과 이용득 최고위원이었습니다. 갈등의 발단이 된 것은 ‘정봉주 전 의원 사면’이었죠.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특사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유 최고위원은 정 전 의원의 사면을 공개적으로 촉구해왔습니다.

정 전 의원은 소위 ‘BBK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죄 등으로 복역, 2012년 만기출소 했으나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유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정치인 사면에 대해 언급을 자제하기로 한 당의 공식 방침과 어긋나는 것입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유 의원의 ‘돌출발언’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나오던 중이었습니다.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도 유 최고위원은 거듭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정의를 위해서 정치적 보복을 당하는 정봉주 전 의원은 사면 1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이 최고위원이 불만을 제기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말만 한다”며 “당에 상처 내고 회의 시간도 이런 얘기로 다 잡아먹는다”고 유 최고위원을 ‘트러블 메이커’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유 최고위원도 “왜 반말을 하시느냐”고 맞섰습니다.

욕설과 함께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고성은 회의실 바깥 복도에서도 들릴 정도로 쩌렁쩌렁했습니다. 다른 최고위원들이 이를 말리려 진땀을 빼는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당초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바탕으로 당직 인선을 ‘탕평인사’로 마무리 지으려던 회의가 다시 분열로 얼룩진 겁니다.

오래 전부터 고질병으로 지적되어 온 당의 내홍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이미 여러 번 ‘고치겠다’는 약속을 국민들에게 해왔습니다. 해결책으로 혁신위원회 출범, 탕평 인사 등 수 많은 방안을 제시했지만 갈등은 봉합될 만 하면 다시 재연돼 기대하는 국민들을 번번이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유 최고위원이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렀던 노래 ‘봄날은 간다’에는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는 가사가 있죠. 새정치연합의 봄날도 저 멀리 가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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