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과 합병으로 공룡이 된 하나금융지주의 전산망이 불안하다.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들의 전산망이 잇따라 오류를 일으키고 있어서다.
하나카드 전산망 통합 장애로 고객 신용카드 계좌에서 2억 원이 인출된 데 이어 하나대투증권도 전산장애를 겪어 거래가 중단됐다.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이 21일 HTS시스템 전산장애를 겪었다.
하나금융지주의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에서 21일 새벽 전산장애가 발생해 주식시장 개시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20분에야 정상적으로 복구됐다.
전산장애 동안에 하나대투증권 HTS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주식잔고조회, 이체, 주식매매 등의 거래가 모두 중단되는 불편을 겪었다.
전날인 20일에는 하나카드에서 전산 오류가 발생해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하나카드는 옛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 법인이다.
일부 고객들은 이날 오전 출근 시간에 신용카드를 이용할 수 없는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3200여 명의 고객들의 신용카드 계좌에서 모두 2억여 원이 인출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하나카드 측은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전산망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나카드는 금전적인 손실이 발생한 고객에게 완벽한 보상을 약속했다.
그러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의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전산오류가 각기 다른 시스템에서 다른 종류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에서는 고객들의 잔고배치 시스템이 문제가 됐고 하나카드는 전산 시스템이 무너졌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매일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고객 잔고 배치에 문제가 발생해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며 "불편을 겪은 고객들께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금융업에서 연속적인 헛발질은 치명적이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가장 크고 중요한 작업이 남아 있어서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전산시스템도 통합해야 한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카드 시스템에서도 문제가 일어났으니 대규모의 은행 전산시스템 통합에서도 문제가 일어날 소지는 충분하다.
하나금융지주가 100%안전한 시스템을 만들어도 이미지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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