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전 참여 공식 선언
중소 레미콘업계가 ‘시멘트산업의 독과점 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매물로 나온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취약한 자금력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존을 위한 절박함 때문에 중소 레미콘업계가 동양시멘트 인수를 꿈꾸고 있다”며 입찰제안서 접수일(22일)을 이틀 앞두고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시멘트 시장은 동양을 포함한 7개사가 주도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한 곳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상위 업체의 독과점이 심각해진다”고 주장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 가운데 쌍용이 전체의 19.8%(865만톤)를 차지했고, 한일·성신·동양·라파즈 한라·현대 등 5개사가 각각 10.0∼13.6%, 아세아가 7.3%를 점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업체 중 어느 한 곳이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문제는 인수자금이다. 업계는 동양시멘트 인수자금으로 6,000억~1조원을 예상하고 있어, 약 2,000억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진 중소기업계가 나머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자금조달 상황을 묻는 질문에 “투자금이 계속 모이고 있다”고만 밝혔을 뿐 상세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최대 수요자인 중소기업이 ‘을’이 된 산업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당위성을 언급했다.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구멍가게가 대형마트를 인수하려 한다며 비웃는 이들도 있지만 (업계에서) 인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며 “동양시멘트를 인수하면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시멘트 마진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 인수전에는 한림건설을 비롯해 삼표-산은, 한일시멘트-아세아시멘트, 글래우드-라파즈한라시멘트, 한국레미콘협동조합-위업인베스트먼트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뛰어들었다. 이달 22일 본입찰이 진행되고, 24일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