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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촌마을 "명사십리-책 읽는 풍경 어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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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어촌마을 "명사십리-책 읽는 풍경 어울려"

입력
2015.07.2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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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번째 작은 도서관 완도에 개관

“어민들의 책 읽는 소리가 명사십리의 파도소리랑 어울려지면 참 좋겠네요.”

20일 오후 7시 미네랄 등 기능성 성분이 전국 최고이며,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전남 완도군 명사십리해수욕장 인근 완도 신지동초등학교 교정에는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었다. 주민 대부분이 바다에서 고기잡이와 다시마 채취 등이 주 일거리로, 만선이 아니면 웃을 일이 거의 없지만 오늘만은 특별하다. 이 어촌마을에 작은 도서관이 개관했기 때문이다.

산과 바다의 조화로 매년 전국에서 100만명의 피서객이 이곳을 찾아오지만 신지면 한 농어촌 마을 주민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완도읍에 있는 완도군립도서관까지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신지동초등학교에 작은 학교마을도서관을 개관했다. 이들이 20여 년에 걸쳐 전국에 개설한 작은 도서관은 이번이 253번째. 이번에는 도서 2,000여권(성인 800권, 어린이책 1,200권)을 지원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유권철 완도교육장과 서을윤 군의원, 김수연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대표, 지역주민, 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역주민들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저녁에 돌아오고, 농번기로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 밤에 열린 개관식에는 가수 서수남씨의 축하공연과 김승찬(6년)외 29명의 전교생 학생들이 무용과 바이올린, 가야금 연주 등을 선보이며 박수를 받았다.

김 대표는 주민들과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책을 읽으면 행복해진다’내용의 독서강연을 했고, 전교생이 한자리에 모여 유태인들의 토론법인 ‘하브르타’를 배워보고 함께 토론의 시간도 가졌다.

마을도서관은 정소영 교장과 신지면 노인번영회 허궁희(65)회장이 도서관장을 맡고,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여 운영하게 된다. 정 교장은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관을 밤 10시까지 개방하고, 달빛도서교실도 정기적으로 운영 할 계획이다. 전남형 혁신학교인 무지개학교로 지정된 신지동초등학교는 매주 월요일 중간활동시간을 이용해‘톡톡 토론사랑방’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그 동안 주민과 학생들이 많이 모인 곳은 완도뿐이다”며“우리나라 남쪽에서부터 책 읽은 소리가 많이 나면 더 많은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차유빈(5년)양은“깨끗하고 다양한 책들이 비치돼 가슴이 뛴다”면서“부모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고,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정 교장은“어민들의 책 읽는 소리가 명사십리의 파도소리랑 어울려지면 참 좋겠다”면서“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도록 지원하고, 아이들에게는 희망을 주는 도서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완도=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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