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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재건축, 강남 아파트값 불 댕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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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영 재건축, 강남 아파트값 불 댕기나

입력
2015.07.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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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측이 일반분양가 인상 요구해, 3.3㎡당 2800만원 상회 예상

입주권 가격 치솟고 매물은 실종… 주변 아파트 값도 덩달아 오름세

서울 강남 지역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 아파트(1982년 준공) 6,600가구 134개 동이 철거 전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달 초 조합원 분양을 끝내자, 강남 아파트 시장이 기다렸다는 듯 꿈틀거리고 있다. 연초부터 지속된 부동산 활황에 힘을 얻은 재건축 조합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일반 분양가를 요구했고, 이에 두 차례나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연쇄적으로 강남의 다른 재건축 단지 가격은 물론 일반 아파트 시세마저 끌어올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선 “가락시영 재건축 단지가 강남 아파트 가격 뇌관을 건드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반분양가 끌어 올리기

20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하는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가칭 송파 헬리오시티ㆍ9,510가구)에 대한 조합원 분양이 지난 3일 끝났지만 예정됐던 내달 중 일반분양(1,566가구)의 공고 절차는 9월 이후로 연기될 공산이 커졌다. 당초 이 단지의 일반분양은 지난 6월 진행될 계획이었다가 8월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다른 절차는 모두 마무리됐지만 조합과 시공업체 간 일반분양가 협상이 난항에 부딪히면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원래 3.3㎡당 2,500만원으로 얘기가 되었는데 조합이 원하는 하한선이 2,800만원으로 올라가면서 높은 일반 분양가 책정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이미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가를 2,800만원 이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가락동보다 땅값이 1.5배 가량 비싼 잠실의 파크리오 아파트 매매가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가락시영의 입주권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뜀박질하는 상황이다. 가락동 S중개소 관계자는 “가락시영 매매 시세가 현재 8억5,000만원(전용 84㎡기준)을 넘어섰고 호가는 이보다 1억원 가량 높게 형성된다”며 “일반분양가가 좀더 오를 것이라는 말이 돌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임에 따라 거래량은 최근 줄었다”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가락시영 아파트는 워낙 대단지이고, 주변에 가격을 비교할 모델이 없기 때문에 조합 입장에선 3.3㎡당 3,000만원 이상의 높은 일반분양가를 내심 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가락시영의 일반분양가는 주변 일반 아파트 시세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남은 물론 위례신도시 아파트 웃돈마저 출렁이는 등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거라는 얘기다.

확산되는 상승 분위기

비단 가락시영 만이 아니다. 10월 일반분양이 예고된 강남의 노른자위 중 하나인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 아파트 재건축 단지에서도 조합과 시공사의 분양가 줄다리기가 벌어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일부 조합원들이 3.3㎡당 4,000만원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편다”고 말했다. 잠원동의 H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일반분양가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면서 지난 3월 11억원대 후반이던 반포한양 아파트(전용 106㎡) 매매가가 7월 12억5,000만원 가량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9월로 분양일정이 재조정된 강남구 대치동 국제아파트 재건축단지의 일반분양가도 예상보다 높은 4,000만원 내외로 거론되고 있다.

일반분양가 상승은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으로, 그리고 다시 강남권 주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으로 연쇄 작용을 일으키는 중이다.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7월 셋째 주 강남구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은 0.35%로 서울 전체 아파트 변동률(0.13%)과 3배 가까이 격차를 벌렸다. 강동구(0.29%) 서초구(0.26%) 등의 재건축 매매가 역시 상승폭을 키워가는 중이다. 이에 따라 재건축 아파트 주변의 아파트 가격들도 출렁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가락시영과 이웃하고 있는 가락금호아파트(전용 59㎡)는 4월초 4억4,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6월 중순 4억7,500만원으로 뛰었다. 반포한양 아파트와 인접한 신반포 한신4차, 한신6차 등도 3,4개월 새 3,000만원 이상씩 뛰는 등 오름세에 속도를 붙이는 상황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가락시영을 비롯한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강남 지역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다만 거래량이 급증하지는 않아 과거 매매값 급등기에 보여졌던 가파른 상승국면 진입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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