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등 5개 부문 핵심사업 추진
삼성그룹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계기로 그룹의 중심 축을 기존 삼성전자(전자), 삼성생명(금융)의 양대 축에서 삼성물산(바이오ㆍ건설ㆍ패션)까지 포함하는 3대축으로 재편한다. 9월1일 출범하는 새 삼성물산이 출자구조상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아우르는 만큼 매출과 자산 규모에서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주력 계열사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19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양 사의 사업을 연계해 지난해 33조6,000억원이었던 매출을 연 평균 10.2%씩 성장시켜 2020년까지 6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 후 건설, 상사, 패션, 식음ㆍ레저, 바이오 등 5개 부문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건설 분야에서는 삼성물산이 축적한 건축, 토목, 주택, 플랜트 분야 역량과 제일모직의 조경디자인, 에너지 절감 경쟁력을 결합해 세계 건축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상사부문에서도 기존 삼성물산이 보유한 해외 영업망에 제일모직의 패션ㆍ식음 사업 경험을 더해 섬유와 식량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이 하고 있는 패션 사업은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해외 사업 경험과 인프라를 결합해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추진한다. 또 스포츠의류업체 인수합병(M&A)이나 정보기술(IT) 액세서리 같은 신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식음과 레저부문은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합병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수종 사업을 이끌게 된다. 현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복제약을 위탁ㆍ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각각 46.3%, 4.9%씩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합병 삼성물산은 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총 51.2% 확보해 바이오 사업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특히 건설 부문 역량을 기반으로 투자 효율을 끌어올리고 상사의 마케팅 역량까지 활용하면 2020년 바이오 사업 매출이 1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 17일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양 사의 합병을 승인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거센 반대 공세에도 합병에 필요한 최소 찬성률(참석 주주의 66.67%)을 2.86%포인트 넘기면서 가까스로 합병 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은 다음달 6일까지 양 사의 주식매수 청구 기간을 거쳐 9월1일 공식 출범한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 법인 출범까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신중하게 남은 절차를 마무리 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