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 BMW 레이디스 초대 우승
10m퍼팅 등 최종 라운드 버디 9개, 3억원 받아 상금랭킹 4위로 껑충
"야구·배구 전 감독 부모님께 감사"
조윤지(24ㆍ하이원리조트)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초대 우승자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조윤지는 1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ㆍ6,64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쓸어 담는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우승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조윤지는 대회 타이틀 스폰서 BMW 코리아가 챔피언 부상으로 내놓은 9,660만원짜리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BMW X5까지 받았다. 또 코스레코드 상금 300만원도 덤으로 챙겼다. 이로써 조윤지의 상금랭킹은 13위에서 4위(4억3,952만원)로 수직 상승했다. 마지막 라운드 9언더파 63타를 기록한 조윤지는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 김민선(20ㆍCJ오쇼핑)을 2타차로 따돌렸다. 63타는 하늘코스 코스레코드다.
2009년 입회한 조윤지는 투어 6년 차다. 데뷔 후 2010년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1승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데뷔와 함께 우승을 거두면서 KLPGA의 샛별로 떠올랐지만 두 번째 우승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번 우승이 4년 11개월 13일만의 우승이다.
하지만 올 시즌 롯데 칸타타 오픈과 E1 채리티 오픈에서 3위에 오르며 우승을 향한 예열을 마쳤다. 특히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 3라운드에서는 1번홀부터 8번홀까지 연속 버디를 낚는 ‘신공’으로 KLPGA 최다 연속 버디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날도 상위권에 오른 선수들이 7언더파, 8언더파 등을 쏟아내는 등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지만 마지막까지 두둑한 배포를 선보인 조윤지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수확한 조윤지는 후반까지 흔들림 없는 플레이로 스카이72 하늘코스의 코스 레코드(종전 8언더파 64타)까지 작성했다. 17번홀 10m가 넘는 세 번째 샷에서 버디 퍼팅으로 18언더파를 기록하면서 김민선을 2타 차로 제쳤다.
조윤지의 힘은 야구와 배구를 전공한 부모로부터 비롯됐다. 아버지 조창수(66)씨는 프로야구 삼성의 감독대행을 지냈고, 어머니 조혜정(62)씨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리스트이자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에서 지휘봉을 잡았었다. 조윤지는 우승이 확정된 뒤 조 전 감독과 포옹하면서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프로골퍼였던 언니 조윤희(33)도 조윤지와 같은 ‘땡땡이’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동생을 축하했다.
조윤지는 “(우승을) 기다린 만큼 큰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서 행복하다”며 5년 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이어 그는“부모님이 훌륭한 선수였기 때문에 거기에 못 미칠까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이렇게까지 나를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 어디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윤지에 이어 이날 6타를 줄인 김민선이 합계 16언더파272타로 2위를 차지했고 서연정(20ㆍ요진건설)이 합계 15언더파273타로 뒤를 이었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배선우(21ㆍ삼천리)는 생애 통산 첫 우승을 노렸지만 최종 라운드의 중압감을 이기지 못했다. 배선우는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6위로 물러났다.
한편 US오픈 챔피언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는 피로 누적으로 최종라운드에서 기권했다. 지난 13일 귀국하자마자 강행군을 펼친 전인지는 3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 트리플보기 1개를 묶어 4오버파 76타를 적어냈다. 전인지는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23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 이어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한다.
영종도=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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