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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래퍼 팔 힘만 보고 떠난 스눕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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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래퍼 팔 힘만 보고 떠난 스눕독

입력
2015.07.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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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불을 껐더니 또 다른 불씨가 살아났다.

엠넷의 '쇼미더머니'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송민호의 뜬금없는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랩에 이어 이번엔 난장판 사이퍼 논란이다. 세계적인 힙합 거장 스눕 독을 심사위원으로 불러놓고 막장 경연을 펼쳤다는 지적이다.

17일 '쇼미더머니4'의 4회 방송에서는 이른바 '사이퍼(Cypher)' 미션을 진행했다. 마이크 하나만 던져주고 래퍼들이 즉흥적으로 비트에 맞춰 랩을 하는 방식이다.

래퍼들의 순발력, 때로는 공격을 주고 받는 재미를 즐길 수 있는 경연이지만 제한시간을 둔 게 화를 불렀다. 비트가 끝나는 10분 안에 마이크를 잡지 못하면 실력과 관계 없이 탈락이라고 못을 박았다.

예고된 난장판이었다. 무려 스물 여덟 명의 래퍼들은 서로 마이크를 잡겠다고 달려들었고 가이드 라인은 무너졌다. 심지어 다른 래퍼가 랩을 하고 있는 도중에 마이크를 빼앗아 가는 경우도 발생했다. 스눕독을 애워싸기 시작해 덮치기 일보직전까지 연출됐다.

경연에 참여한 래퍼가 "한국 힙합이 너무 창피하다. 스눕독에게 랩이 아니라 이런 것 보여주려고 불렀나"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난감한 풍경을 보고도 스눕독은 모든 경연이 끝난 뒤 "아름답고 친절한 미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스포츠에서 경기가 끝나면 서로 웃고 악수도 하지만 진행 중일 땐 전혀 그렇지 않다. 그것이 바로 경쟁이고 여기엔 그런 룰이 있었다"고 오히려 경연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스눕독은 혼잡한 상황에서도 래퍼들의 얼굴을 하나씩 확인하며 꼼꼼히 점수를 매겼다. 그러나 28명 중 단 4명의 탈락자만 가리면 됐다. 스눕독은 "50점 밑으로는 합격이 어렵다"고 했지만 32점을 받은 래퍼도 탈락되지 않을 정도로 문턱은 낮았다.

반면 프리스타일 랩의 강자로 꼽혔던 서출구는 탈락자 명단에 올랐다. 유일하게 다른 참가자에게 마이크를 양보했다가 시간에 쫓겨 끝까지 랩을 못한 참가자다.

고득점자에게 어떠한 혜택이 있지도 않았던 경연, 어떤 랩을 보여주느냐가 아니라 마이크를 잡았는지 여부가 중요했던 경연. 결국 세계적인 힙합의 거장은 '쇼미더머니'에서 한국 신예 래퍼들의 팔 힘만 확인하고 돌아간 셈이다.

방송이 나간 뒤 서출구는 SNS에 "하기 싫었다. 시스템에서 정해준 룰 때문에 동생 앞에서 마이크 뺏고 랩하기 싫었다"며 "그 시스템에 스스로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스스로 떠난 것뿐"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눈길을 모았다.

이와는 별도로 프로듀서로 참여 중인 박재범도 제작진을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방송에서 박재범과 로꼬팀은 프로듀서간 펼쳤던 공연을 앞두고 사비로 500만원을 털어 무대를 준비했다고 예고했지만 대부분 편집됐다.

박재범은 "편집을 이렇게 하는구나, 우리 랩하는 모습은 하나도 안 나왔다"고 꼬집었다. '쇼미더미니' 측은 시간상의 문제였다며 박재범과 오해를 풀었다고 했지만 이래저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쇼미더머니'의 시즌4다.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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