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재중동포들이 모여 사는 북중 접경 지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 자치주를 찾았다.
17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옌볜조선족자치주를 방문했다. 이는 지난 3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린성 대표단을 만났을 때 옌볜 방문 요청을 받자 “지린성을 가면 반드시 옌볜을 찾겠다”고 한 약속을 4개월여만에 지킨 것이다.
시 주석은 16일 낮 옌지(延吉)공항에 내려 먼저 옌볜박물관으로 가, 옌볜주 성과전 및 조선족 민속전을 참관했다. 그는 이어 해란강이 흐르는 허룽(和龍)시 둥청(東城)진 광둥(光東)촌을 찾아, 논으로 직접 들어가 벼를 살펴보며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허룽시는 최근 북한 탈영병의 중국인 살인 사건이 잇따랐던 있는 지역이다. 시 주석이 광둥촌의 마을 회관을 찾았을 때에는 한복을 입은 재중동포들이 두 손을 든 채 춤을 추며 장구와 북으로 열렬하게 환영했다. 그는 또 한 민가에 들러, 신발을 벗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전통 화장실을 본 뒤 “농업 현대화와 신농촌 건설을 지속하고 ‘화장실 혁명’을 통해 좀 더 위생적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가 목표로 하고 있는 샤오캉(小康)사회에선 어떤 소수민족도 줄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곳의 조선족 인구가 한국 등으로 일을 하러 가는 경우가 많아 급감하고 있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220여만명의 옌볜조선족자치구 인구 중 조선족 비중은 35%까지 떨어졌다. 시 주석은 17일에는 고속철 차량을 제작하는 지린성 창춘(長春)시의 중처(中車)창춘궤도객차유한공사 등도 방문했다.
시 주석은 평소 한국 문화와 조선족에 애정을 표해 왔다. 그는 지난 3월 지린성 대표단을 만났을 때에도 “백두산은 겨울에도 여행할 수 있느냐, 옌볜의 조선족 인구는 얼마나 되느냐, 현재 외지로 나가 일하는 사람은 몇이냐”고 세심하게 물어보며 각별한 관심을 표시한 바 있다.
한편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국 지방 정부 가운데 경제 성장률이 가장 낮은 동북 지역의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또 북중 관계 개선에도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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