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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 80% "건강에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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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 80% "건강에 문제"

입력
2015.07.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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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수입과 심야시간 근무 탓에 우울증세ㆍ근골격계 이상 등 겪어

"특수고용노동자 사회복지제 도입을"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리운전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가 열악한 수입 구조로 인해 건강이 악화돼 고통 받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법적으로 개별 사업자로 분류돼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인 이들을 위해 쉼터 마련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는 16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가진 상반기 정책연구사업 최종보고발표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리운전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의 월 평균 수입은 각각 236만9,000원과 212만원이다. 하지만 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와 통신비 등 부대비용을 제외한 순수입은 각각 156만9,000원과 155만원이었다. 낮은 수입과 업무상 특성은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주로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의 심야 시간대 운전에 따른 수면 장애와 우울증 증세, 장시간 운전에 따른 근골격계 이상 등 건강에 문제를 가진 사람이 전체의 80%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53.6%)는 이유가 가장 많았고 ‘(대리운전 외 업무에 종사해)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19.0%) ‘만성질환이라 효과 없다’(11.8%)는 이유 순이었다. 퀵서비스 기사도 대부분 1~2개의 질병을 앓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52.5%) 또는 ‘업무에 따른 만성질환이라 효과가 없다’(20.3%)는 이유가 많았다.

김주환 연구원은 “대리운전 기사의 경우 경쟁이 치열해져 감소하는 수입을 만회하기 위해 장시간 근무하며 건강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대리운전 기사는 대리업체, 대리운전 요청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사, 보험사로부터 3중으로 착취당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에 기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퀵서비스 기사들은 업무 특성상 교통사고 위험이 높지만 보험사들이 산재보험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안전망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손정순 고려대 노동대학원 강사는 “대리운전ㆍ퀵서비스 기사 등 이동노동 종사자들의 문제는 우리 사회 특수고용노동자 문제가 압축된 영역”이라며 “근본적으로 이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해결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쉼터를 마련하는 등 생활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복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단순 작업이 주를 이루는 봉제산업체 근무 노동자들이 환기가 잘 안 되고 좁은 사업장, 진동ㆍ소음 등의 열악한 작업 환경, 몸을 비튼 자세로 단순작업을 반복해 생긴 근골격계 이상 등의 문제로 고통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장시간 근무와 부족한 휴식 시간 등으로 인한 피부염, 방광염 등의 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근로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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