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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올인 전략 명중, 최강이 된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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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심의 올인 전략 명중, 최강이 된 건설사들

입력
2015.07.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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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조합 아파트 비중 100%

사업 책임 안 져 안정성 높아

브랜드ㆍ저가 무기로 물량 독점

호반건설, 국내 주택 비중 99%

부영주택, 임대 아파트 비중 92%

사업 전략의 기본인 ‘다각화’와 척을 진 이단아 중견 건설사들이 있다. 언제 식을지 모르는 분양 열풍, 변수 많은 해외 시장 사이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는 게 대부분 건설사의 현실인데 이들은 과감히 ‘올인’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처음 한 우물만 판다고 했을 때는 “그러다 망한다”는 말을 들어야 했지만 지금은 해당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그래서 큰 소리도 칠 수 있는 기업이 됐다.

조합주택의 ‘스타’ 서희건설

서희건설은 최근 3년간 지은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10개 중 6개에 자사 브랜드(서희스타힐스) ‘깃발’을 꽂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주택조합 아파트 물량은 5만여 가구인데, 이중 3만4,000여 가구가 서희건설의 작품이다.

일명 ‘아파트 공동구매’로 불리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일반분양과 달리 조합이 사업 주체가 돼 토지 매입부터 시공사 선정까지 모든걸 주도하고 ‘선택 받은’ 건설사는 공사비를 받는 구조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2012년 조합주택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매출이 해마다 늘어 작년엔 전체의 30%(6,470억원)를 차지했다”며 “대출을 일으켜 땅을 사고 은행에 대출이자 등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일반 주택 사업과 달리 조합주택은 견적대로 공사하고 그 비용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사업 안정성이 높다”고 말했다. 건설사 입장에선 고분양가로 수익을 챙길 수는 없지만 사업 전체를 책임질 필요가 없어 나쁘지 않은 장사란 얘기다.

이런 알짜 사업이라면 틈새시장을 노리는 중소형 건설사들이 많을 터. 하지만 유독 서희건설에 물량이 집중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 지역주택 조합 관계자는 “대기업한테 맡기면 공사비를 높게 부르고, 작은 건설사는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의 성에 안 찬다”며 “서희스타힐스는 브랜드도 있으면서 대기업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분양 계약율 99% 호반건설

부동산 시장을 침체기로 몰아넣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건설사들은 물량을 내놓는 것에 소극적이었고 그만큼 실적도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국내 주택 건설 비중이 전체 사업의 99%를 차지하는 호반건설은 역으로 공격적 행보를 펼쳤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해(2013년 4,271가구)를 제외하고 매년 5,000~1만5,000가구를 쏟아냈다. 올 상반기만 하더라도 벌써 1만2,414가구를 분양했다. 지난해엔 ‘주택 공급실적 1위’, ‘시공능력평가 순위 9계단 상승(15위)’ 등 탁월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분양 경기의 부침이 심한 상황에서 무작정 제 갈 길(주택 공급)을 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구조 재편이 시급하다는 외부의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계약금과 중도금이 들어온 뒤 그 다음 사업을 진행하는 등 위험관리를 철저히 한다”며 “올 상반기만 해도 계약을 진행한 1만 가구 중 광교 지역의 중대형 임대 아파트 100여가구를 제외하곤 모두 계약이 끝났다”고 말했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처럼 보여도 매우 계산적으로 분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청약이 ‘완판’이 돼도 계약까지 연결되지 않으면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골치를 썩기 마련인데 호반건설은 상반기 계약률이 99%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임대 아파트의 ‘대부’ 부영

임대아파트는 저소득층의 집단 거주지란 편견 탓에 정부가 등 떠밀지 않는 한 민간 건설사가 쉽게 나서지 않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런데 부영주택은 32년 전 회사 출범 때부터 지금까지 이 ‘기피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분양 아파트(7,590가구)의 92%(6,951가구)가 임대 물량이다.

이렇게 임대아파트를 기업의 특화상품으로 만든 데는 오너의 실패 경험이 컸다. 이중근(74) 부영그룹 회장은 31세이던 1972년 건설업에 뛰어들었는데 국내 업체 간 해외 수주 경쟁이 심한데다 세계 경기 침체까지 겹쳐 6년 만에 부도를 맞아야 했다. 이 회장은 쓴맛을 본 뒤 1983년 부영의 전신인 삼신엔지니어링을 설립하면서부터는 ‘세발자전거론’을 경영 철학으로 삼았다. 그는 “기업은 성장보다 존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세발자전거는 느리지만 잠시 멈춰도 쓰러지지 않는 안전성이 있지 않느냐”고 했다.

그렇게 임대아파트가 부영의 주요 사업으로 안착한 덕에 그룹은 자산 16조원이 넘는 재계 서열 27위의 대기업이 됐다. 공기업(한국토지주택공사)을 제외한 순수 건설 기반 기업 중에 30위 안에 드는 곳은 부영이 유일하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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