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증가폭 5만명 줄어
일거리 없어 쉰 사람도 역대 최대
관광ㆍ여가 등 서비스업 타격 영향
극심한 내수 위축을 야기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가 고용까지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타격이 컸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6월 취업자 수 증가 폭(전년 동월 대비)은 32만9,000명으로 5월(37만9,000명)보다 5만명 줄었다. 조업일수가 평년보다 적었던 4월 증가폭(21만6,000명)을 제외하면 월별 증가폭으로는 2013년 5월(26만5,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회복세를 보이던 고용 증가세가 메르스 여파로 다시 둔화되는 모습”이라면서 “메르스로 인한 불안심리로 소비, 관광ㆍ여가 등 서비스업 활동이 위축되며 전체 고용 증가세를 제약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르스 피해가 컸던 ▦음식숙박업 ▦예술ㆍ스포츠ㆍ여가 관련 서비스업 ▦일용직 부문 취업자 수는 9만6,000명, 4만5,000명, 4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달 증가폭(14만3,000명, 6만명, 13만6,000명)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규모다.
일자리는 있지만 일거리가 없어 쉰 사람도 급증했다. 일주일 간 1시간도 일하지 않았지만 취업 상태인 일시 휴직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6,000명이 증가한 36만9,000명에 달했다. 6월 기준으로 198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6월에 늘어난 일시휴직자 중 최소 6만명 정도는 메르스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고용 시장 위축은 특히 청년 실업률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2%로 6월 기준으로 1999년(11.3%)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았다. 월별로는 지난 2월(11.1%)부터 5월(9.3%)까지 내리 감소세를 보이다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게 됐다. 특히 10대(15~19세) 실업률은 5월(6.8%)의 두 배를 훌쩍 넘는 15.2%로 치솟았다.
심원보 과장은 “메르스로 예술, 스포츠, 영화 부문 등 서비스업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 실업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면서 “6월 공무원 시험 응시 인원이 증가하면서 구직자 수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잠재 취업가능자와 잠재 구직자 등을 더한 체감 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1.3%로 5월(11.0%)보다 높았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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