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KIA 감독.
KIA와 LG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앞둔 14일 광주구장. 홈팀의 훈련 시간에 맞춰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낸 김기태 KIA 감독은 쑥스러운 듯 짧게 자른 머리를 어루만졌다. "더워서 잘랐다"고 웃어 넘겼지만 김 감독의 성향상 의도는 분명했다. 분위기 쇄신을 다짐하는 표현이다.
전반기 종료를 앞둔 14일 현재 KIA의 성적은 37승44패로 7위. 객관적인 성적은 보잘 것 없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KIA에 대한 평가를 감안하면 말 그대로 '선전'이다. 하지만 전반기 마무리를 앞두고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최근 5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승률 5할 마지노선이 무너졌다. 누구보다 마음고생을 했을 김기태 감독은 "안 좋았던 부분을 반성하겠다. 새로운 마음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후반기 계획도 잘 세우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사령탑의 솔선수범에 선수들도 움직였다. 이날 경기 전 훈련 도중 선수들은 갑자기 배팅 케이지를 비워두고 외야에 모여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그 광경을 보더니 "선수들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라며 내심 흐뭇해했다. 이어 최근 부진 원인에 대해 "승률이 떨어지다 보니 선수들도 너무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실수에 가까운 플레이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이해했다. 김 감독은 "미팅에서 선수들끼리 잘 하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겠나. 나 역시 새로운 마음으로 가겠다"고 강조했다.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해도 될 '심기일전'을 굳이 3경기만 남겨 놓은 전반기 마감 직전으로 앞당긴 이유는 분명하다. LG와 3연전에서 분위기를 바꿔 놔야 후반기에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순위 싸움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기주도 그래서 지난 주말 3년 만에 1군에 불러 올렸다. 물론 지금까지의 성적만으로도 김 감독과 KIA는 박수를 받을 만하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SK가 KIA 바로 위인 6위이고, 지난해 4강 팀 LG는 9위에 처져 있다. 김기태 감독은 "사실 시즌 전을 돌이켜보면 지금까지도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광주=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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