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B조 제2국
백 박정환 9단 흑 박영훈 9단
장면 7 우하귀쪽이 몽땅 백집으로 굳어지면 흑이 도저히 계가를 맞출 수 없을 것 같다. 따라서 빨리 백진 속에 쳐들어가서 뭔가 수를 내야할 시점인데 박영훈의 다음 착수가 너무 엉뚱했다.
갑자기 좌하귀를 1로 꼬부려 막은 것이다. 나중에 A로 치중하는 뒷맛이 남아 있어서 집으로는 꽤 큰 자리지만 지금은 단순한 끝내기에 불과하다. 아마도 박영훈은 우하귀 백진이 너무 넓어서 백이 한 수 더 둔 다음에 쳐들어가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박정환이 2로 하변에 마늘모한 게 최강의 수비다. 보통 이런 형태에서는 3으로 쳐들어가서 11까지 진행한 다음 참고1도 1이면 2부터 6까지 흑이 간단히 안에서 살 수 있지만 지금은 백의 포위망이 워낙 튼튼해서 사정이 여의치 않다.
박정환이 그냥 12로 흑 한 점을 잡은 게 필살의 의지가 담긴 수다. 흑의 침입군을 몽땅 다 잡겠다는 뜻이다. 참고2도 1로 양단수 쳐도 7까지 진행된 다음 8로 파호 하면 흑이 살기 어렵다. 그제야 박영훈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장고에 들어갔지만 마땅한 타개책이 찾아지지 않는다. 흑이 위기를 맞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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