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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회계원 "“나는 큰 기계의 톱니바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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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회계원 "“나는 큰 기계의 톱니바퀴에 불과했다”

입력
2015.07.1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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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나치정권 때 집단수용소인 아우슈비츠 경비원으로서 30만 명의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이 구형된 오스카 그뢰닝(94)이 14일 다시 한 번 지난 과오를 반성한다고 말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지난 7일 ‘아우슈비츠의 회계원’이란 별칭을 가진 그뢰닝에게 아우슈비츠에서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지만, 이 과정에서 그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며 예상보다 낮은 구형량을 내놨다.

그뢰닝은 15일로 예상되는 평결을 앞두고 뤼네부르크 법정에서 마지막 진술을 통해 “아우슈비츠는 어느 누구도 협력해야 할 곳이 아니었다”면서 “그 사실을 좀 더 일찍이 깨달아 단호하게 변화시키지 못한 것을 진정으로 뉘우친다”고 말했다고 독일 일간 타게스슈피겔이 보도했다. 변호인단은 그뢰닝의 이러한 반성과 함께 그가 아우슈비츠에서 한 역할은 미미한 것이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무죄 선고를 호소했다.

법정 주변에선 혐의 인정 수준에 따라 최장 15년까지도 실형이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뢰닝은 이미 고령이기 때문에 유사한 고령자 처분의 선례대로 징역을 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뢰닝 공판은 그를 1944년 5~7월 가스실 집단학살을 자행한 나치의 공범으로 간주한 독일 검찰의 기소로 올해 4월 뤼네부르크 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그뢰닝은 이 재판에서 “나 역시 ‘도덕적’ 공범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동안 “나는 큰 기계의 작은 톱니바퀴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자신의 태도를 정리하며 직접적 연루 혐의만큼은 인정하지 않았다. 그뢰닝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42~1944년 나치가 폴란드에 세운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비원으로 있으면서 수용자들의 짐을 압수하고 금품을 계산해 독일로 보내는 일을 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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