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 계열 광고업체인오리콤이 경쟁사인 한화그룹 계열 한컴을 전격 인수한다. 최근 수 년 간 ‘국내 최초 종합광고회사’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실적이 부진했던 오리콤이 대형 광고회사로 발돋움하며 업계 5위권 입성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오리콤은 14일 한화S&C가 최대주주인 한컴의 주식 전체를 240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취득예정일은 다음달 13일이다. 대기업 계열 광고업체 사이에 인수합병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리콤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워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취급액 기준 업계 8위였던 오리콤은 9위인 한컴을 인수하면 취급액 합계가 3,000억원이 된다. 업계 5위 SK플래닛(3,900억원)과 비슷하게 맞설 수 있는 수준이다. 오리콤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변화하는 광고 환
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종합 콘텐츠 그룹을 지향해 왔다”며 “이번 인수로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고 종합 콘텐츠 그룹의 면모를 갖추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오리콤이 지난 2월 먼저 제안했다. 인수 대상인 한컴은 스포츠 행사나 국가 행사를 기획ㆍ진행하는 등 비매체 광고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 오리컴 입장에서는 한컴을 통해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컴은 인수 뒤에도 사명을 그대로 유지하며 오리콤과 독립적으로 경영을 한다.
특히 오리컴은 지난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크리에이티브 총괄(CCO)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박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광고디자인회사 빅앤트의 디자인 실험을 수용하고 있다. 오리콤은 앞으로도 박 부사장을 주축으로 다양한 콘텐츠 회사 추가 인수 및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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