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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한 달, 우려보다 빠르게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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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한 달, 우려보다 빠르게 적응

입력
2015.07.1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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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한 달, 우려보다 빠르게 적응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회사 태양금속의 우선주인 태양금속우는 지난달 15일 가격제한폭 확대(±15% → ±30%)제도 시행 이후 3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도달해 9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후 이상급등 현상으로 지목돼 18일 하룻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됐지만 19일부터 다시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쳤다. 그러다 이틀 뒤인 25일에는 급작스레 하한가로 떨어지더니 26일 또다시 반등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치닫다 이달 1일 다시 한 번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후로도 여전히 주가의 오르내림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그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시행된 지 꼬박 한 달이 지나면서 우선주의 급등락 등 앞서 발생했던 이상현상들이 조금씩 수그러들고 있는 모양새다. 가격제한폭 확대는 인위적인 가격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거래량을 늘리고 효율적인 시장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복안이었지만 중소형주의 변동성 확대로 인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와 신용거래 감소 등의 우려를 낳았다. 실제 제도 시행 후 1~2주 동안은 시장의 변동성이 급작스럽게 커지고 우선주 이상급등 현상이 나타나는 등 곳곳에서 경계신호가 나타났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누적수익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우선주가 18개에 달했다. 이 중 태양금속우는 등락률이 917.94%에 달했고, 대원전선우(319.95%), SK네트웍스우(293.36%)가 뒤를 이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는 달리 의결권을 주지 않는 대신 보통주보다 높은 배당률을 지급하는 주식이다. 유통주식수가 많지 않아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하는 게 특징이다. 우선주의 급등이 지속되자 한국거래소가 우선주 등 저유동성 종목을 둘러싼 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겠다며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수그러들 것이라 전망했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선주는 굳이 제도 시행과 맞물리지 않았어도 언제든 급등락을 반복할 수 있는 품절주(유통주식 수가 적은 주)”라며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우선주 또한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원배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선주가 본주의 대안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우선주가 본주의 가치를 따라간다는 인식이 강해져 빠르게 오르는 본주에 투자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우선주에 대안투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거래는 제도 시행 후 소폭 증가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가격제한폭 확대 시행 첫 날인 6월15일 7조5,484억원에서 3일 만에 7조3,469억원까지 줄었다가 10일 기준 7조6,089억원으로 늘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로 신용융자가 줄어 증권사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기우에 그쳤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반대매매 시간을 당기는 등 증권사들의 미세조정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용거래가 많은 소형주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주식수 대비 신용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은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하락폭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제도 시행 이후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증시 급락 등으로 시장변동성이 일부 확대되기도 했지만 다양한 변동성완화장치가 작동하며 가격안정화에 기여했다. 일 평균 거래대금도 이전보다 18% 증가한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변동성 확대에 따른 개인투자자 이탈 우려와는 달리 개인투자자 거래비중도 57.4%로 전에 비해 4.4%포인트 증가했다. 김영도 연구위원은 “가격제한폭 확대가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며 “시장의 효율성 또한 전보다 한층 좋아졌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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