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지는 원산지표시 위반
원산지를 알아채지 못하게 상품의 원산지표시 위에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 유통시키는 등 원산지표시 위반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으며 적발 규모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세청이 올해 상반기 중 철강재, 위생도기, 전자담배, 석재, 완구 등 주요 수입물품들에 대한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을 실시한 결과 123개 업체, 1,950억원 상당의 품목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대다수(1,237억원)가 원산지 미표시에 해당된 경우이지만, 일반 소비자가 확인하기 어려운 위치에 표시를 하거나 일부러 표식을 손상하는 등 교묘한 수법들도 상당수 드러났다.
한 중국산 전자담배 수입업체의 경우 전자담배 몸체에는 ‘Designed in KOREA’라고 표시하고 판매용 박스에만 중국산을 표시하는 식으로 소비자의 혼동을 유도했다. 이밖에 쉽게 지워지는 잉크로 원산지를 나타낸 말레이시아산 합판, 배관으로 가려져 확인하기 어려운 위치에 원산지 표시를 한 중국산 세면기 등도 적발됐다. 중국산 인형의 경우 포장상자에 붙인 라벨에는 중국산, 인형 옷에 꿰매져 있는 태그에는 국내산으로 원산지를 오인하도록 표시했다.
관세청 심사정책국 관계자는 “비록 최근 단속 기법이 발전하고 보다 치밀해져 단순 비교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된 품목(금액기준 620억원)들에 비하면 올해 3배가량 적발 규모가 늘었다”라며 “소비자의 눈을 속이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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